
퇴직연금은 스스로 운용할 수 있는 자산이다. 그만큼 투자자로서는 투자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져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전문가보다 투자 경험과 시간이 부족한 투자자에게 퇴직연금 자산 배분 결정은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이에 금융투자업계는 이런 투자자 고민을 더는 데 초점을 맞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는 ‘퇴직연금 굴리기’에 편의성을 더해줄 서비스 또는 상품 네 가지를 제안했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 따르면 장기투자가 필요한 퇴직연금은 종목 선택이나 매매 타이밍보다는 자산 배분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는 여럿 나와 있다. 1974년부터 1983년까지 미국 92개 대형 연기금 운용 성과를 분석한 결과, 수익률의 95.6%가 자산 배분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사들이 제공하는 ‘포트폴리오 추천 서비스’는 퇴직연금 자산 배분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을 받을 방법 가운데 하나다. 투자자가 포트폴리오 추천 서비스를 구독하면, 가입자 투자 성향을 고려해 맞춤형 투자전략을 제공하는 식이다.
포트폴리오 추천 서비스는 수수료나 가입 제한 금액이 없거나 크지 않다는 점에서 투자자 접근성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다만 금융투자사는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데 그칠 뿐, 해당 포트폴리오를 실제로 갖출지는 투자자가 결정해야 한다.
금융투자사로부터 포트폴리오 추천받는 수준을 넘어 운용까지 맡기고 싶다면, ‘랩어카운트’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랩어카운트는 여러 투자 자산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묶어 운용하는 상품이다. 투자자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계좌 관리를 ‘일임’하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소속된 전문가가 자금을 대신 운용하는 구조다.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작업부터 운용 과정에서의 자산 재배분(리밸런싱)까지 전문가가 자체적으로 결정, 실행한다.
랩어카운트 가입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자금을 추가로 넣거나 운용 성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해지하는 정도다. 랩어카운트는 포트폴리오 운용 현황을 공개하고 있어 가입자가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는 인공지능(AI)이 투자자 자산을 알아서 운용해주는 서비스다. 주로 금융공학 등 고전적인 방법과 ‘머신러닝’ 등 AI 방법론을 섞어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A는 시장 변동성과 투자 자산 방향성 등을 예측해 포트폴리오를 짠다는 특징이 장점으로 꼽힌다. 시장 상황에 따라 바뀌는 주관적 느낌이나 감상을 배제하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부각하고 있다.
다만 현재 RA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만 사용할 수 있다. 가입 한도가 IRP 계좌당 연간 900만 원이고 매년 900만 원씩 증액된다는 점도 투자자에게는 일종의 ‘문턱’으로 여겨질 수 있다.
확정기여형(DC형) 가입자는 타깃데이트펀드(TDF)를 선택지로 고려해볼 수 있다. TDF는 목표 시점에 따라 국내외 주식, 채권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 분산 투자한다. 목표 시점이 멀 때는 주식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목표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주식 비중을 조금씩 줄이는 것이 특징이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퇴직금이 눈에 보이지 않고 어떻게 다룰 수도 없었던 자산이라면, 퇴직연금은 가시적 자산이자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자산”이라며 “‘퇴직연금은 내 돈이고 은퇴 이후 생활의 밑천’이라고 생각하는 근로자들이 대부분인 세상이 된 만큼, 적립금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결정하는 것은 큰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