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미분양 부담에…10대 건설사 상반기 민영 분양 60% '급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내려다 본 서울 아파트 전경. 고이란 기자 photoeran@

10대 건설사의 올해 상반기 민영 아파트 분양 단지 수가 지난해 대비 6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탄핵 정국, 미분양 부담 등 복합적 요인이 공급 위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하반기에는 일부 분양 회복 가능성도 제기된다.

27일 본지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공고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분양 단지 수는 총 2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72건과 비교하면 60% 감소했다.

이 집계는 청약홈에 공고된 신규 민영 분양 단지 기준이며 재청약·2회차 모집·취소 재공급 건은 제외했다. 같은 단지를 여러 블록으로 나눠 각각 별도 청약을 진행한 경우는 개별 단지로 계산했으며 컨소시엄 단지는 시공에 참여한 모든 건설사에 각각 1건씩 분양 실적으로 반영했다.

단지 수 감소 폭이 가장 컸던 곳은 GS건설이다. 지난해 상반기 16건의 단지를 공급하며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3건에 그치며 81%나 줄었다.

지난해 ‘메이플 자이’를 비롯해 ‘송도자이풍경채 그라노블 1~5단지’, ‘운암자이포레나 퍼스티체 1~3단지’ 등을 잇따라 선보였던 것과 달리, 올해는 ‘창원 메가시티 자이앤위브’, ‘양산자이 파크팰리체’, ‘아산탕정자이 센트럴시티’ 등으로 축소됐다.

롯데건설도 작년 10건에서 올해 3건으로 줄며 70%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중앙공원 롯데캐슬 시그니처(1BL, 2-1BL, 2-2BL)’, ‘광명 롯데캐슬 시그니처’, ‘이천 롯데캐슬 센트럴 페라즈 스카이’ 등 다양한 지역에서 분양을 진행했다. 올해는 ‘대전 롯데캐슬 더퍼스트’, ‘풍무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리버센 SK VIEW 롯데캐슬(컨소시엄)’ 등 3개 단지만 공급했다.

이 외에도 현대엔지니어링(7건→2건), DL이앤씨(5건→2건), HDC현대산업개발(7건→2건) 등도 60~70%대 감소율을 보였다. 현대건설은 7건에서 3건으로, 포스코이앤씨는 9건에서 7건으로, 대우건설은 7건에서 5건으로 각각 줄었다.

상반기 분양 축소의 배경에는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깔려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정치 불안과 경기 침체 분위기가 겹치면서 건설사들이 신규 사업 추진에 신중해졌다는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상반기 분양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특히 민간 분양을 주도하는 10대 건설사의 분양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작년 12월부터 이어진 탄핵 정국과 전반적인 경기 불안정성이 시장을 움츠리게 했고 특히 1분기는 역대급으로 분양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역시 분양 축소 기조는 일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상반기보다는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 리스크가 일부 해소되고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추진 등으로 소비자 심리가 다소 회복될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다음 달 분양 물량은 전국 43곳, 3만5856가구로 집계돼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수준이다.

권 팀장은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분양 물량이 늘 가능성이 크다”며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고 추경을 통해 유동성이 풀릴 것이란 기대가 생기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사들도 상반기 분양을 미뤘던 만큼 하반기에는 쌓인 물량을 해소해야 할 압박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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