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돌파 위한 연대와 협력 강조
LG전자 생산/R&D법인 및 현지 가전 유통매장을 방문
밸류체인 전반 경쟁력 점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인도네시아를 찾아 배터리와 가전 생산 현장을 잇따라 점검하며 동남아시아의 미래 전략 시장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월 인도를 찾은 데 이어,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배터리 핵심 광물 보유국인 인도네시아를 직접 방문한 것은 LG의 장기적 성장 기반 확대 전략을 보여주는 행보로 평가된다.
9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달 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을 방문해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그룹의 배터리셀 합작법인 ‘HLI그린파워’를 찾아 생산 라인을 점검했다. 이 공장은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 내 약 32만㎡ 부지에 들어선 것으로,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양산할 수 있다. 전기차 약 15만대에 탑재 가능한 물량이다.
2023년 4월 양산을 시작한 이래 공장은 단기간에 수율 96%를 넘기는 성과를 기록했다. 구 회장은 전극공정, 조립공정, 활성화공정 등을 둘러보며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도 LG만의 기술 차별화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장에서 직접 생산된 배터리셀에 ‘미래 모빌리티의 심장이 되길 기원합니다’라는 문구를 남기며 미래 비전에 대한 의지를 표현했다.
LG는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포스트 캐즘’ 시기(전기차 대중화 전환기 이후)를 준비하는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판단이다. LG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고 경쟁 환경도 거세지고 있지만, 구 회장은 이런 때일수록 현장 중심으로 미래 대비를 철저히 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도 “배터리를 그룹의 주력 산업으로 반드시 키우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GM과의 합작공장 ‘얼티엄셀즈 2공장’을 직접 방문해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현장 직원들을 격려했다.
LG는 인도네시아에 1990년 LG전자의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 총 10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4개는 생산공장으로, 전기차 배터리 외에도 TV, 냉장고, 에어컨, 모니터 등 다양한 제품군이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다. 2023년에는 찌비뚱 공장 인근에 R&D법인을 신설하며 생산-연구개발-판매를 잇는 ‘현지 완결형 체제’를 구축했다.
구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찌비뚱 지역의 LG전자 생산법인과 R&D센터, 유통 매장을 차례로 찾아 밸류체인 전반의 경쟁력을 점검했다. 특히 TV 무인화 생산라인을 살펴보며 인공지능(AI) 기반 제조 기술과 자동화 수준을 확인하고, 인도네시아가 향후 그룹 차원의 R&D 거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후 자카르타에 위치한 LG전자 판매법인을 찾아 현지 경영진 및 구성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동남아 시장 트렌드와 고객 반응, 경쟁 상황 등을 공유받았다.
구 회장은 “현재의 격화되고 있는 경쟁 상황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5년 뒤에는 어떤 준비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해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전략 마련에 힘써 달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