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성적, 세계 증시 대비 32년래 최악
30년간 역대 6월 수익률 평균 0.2% 불과
70년간 대선 다음 해 6월 차익실현 활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추락했던 뉴욕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S&P500지수가 지난달 반등하며 35년 만에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미미하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여전할 뿐만 아니라 6월은 연중 증시 움직임이 가장 저조한 달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5월 한 달 간 S&P500지수는 6.2% 상승했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도 월간으로 각각 3.9%, 9.6% 올랐다.
S&P500과 나스닥은 2023년 11월 이후 가장 큰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S&P500은 5월 기준으로는 1990년 이후 35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상당한 기저효과에서 비롯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통령선거 승리와 함께 친기업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S&P500은 작년 6000선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한 데 이어 2월까지도 6100선을 유지했으나 관세 등 경제 정책 불확실성으로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한 다음 날인 4월 3일에는 4900선까지 후퇴했다.
이에 S&P500은 지난달 가파른 회복에도 연초 대비 0.5% 상승에 그치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연간 기준으로 20% 이상 뛰었던 것과 격차가 크다.
또 세계 다른 증시와 비교하면 한층 부진한 성적이다. 올 들어 지금까지 S&P500 상승 폭은 ‘MSCI 미국 제외 전 세계지수’를 약 12%포인트(p) 밑돌아 1993년 이후 최악이다.
불확실성도 가시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는 S&P500이 2023년 12월 이후 최저점이던 4월 하락장을 딛고, 사상 최고치에서 4% 미만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트럼프발 무역전쟁·경기둔화·지정학적 긴장·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정책 불확실성 등이 여전하다고 짚었다.
미국 싱크탱크 콘퍼런스보드도 전날 미국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8명가량이 향후 12~18개월 사이에 경기침체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더군다나 블룸버그는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여름 휴가철이 시작됨에 따라 증시가 역사적으로 가장 부진한 6월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최근 30년간 S&P500의 6월 평균 상승률은 0.2%로, 나머지 11개월 평균인 0.8%에 크게 못 미친다.
또 블룸버그는 “지난 70년간 대선 다음 해 6월에는 투자자들이 휴가를 앞두고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초반에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나타났다”면서 “특히 올해처럼 5월에 많이 상승한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고 분석했다.
미국 투자사 스튜어드파트너스의 에릭 베일리 자산관리 총괄 전무이사는 “포트폴리오의 약 10%를 현금으로 보유하고 해외 주식과 방어적인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5월의 상승이 투자자들에게 자신감을 되찾아줬지만 무역과 금리에 대한 전망이 더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관망이 더 안전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