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7월에도 41만1000배럴 증산...3개월 연속

2년 전 결정 감산폭의 62% 해소
사우디, 러시아 반대에도 증산 밀어붙여
미국 셰일유 등 경쟁국 견제 의도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 단위 배럴당 달러.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종가 60.79달러. 출처 CNBC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기타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7월에도 원유 생산량을 하루 41만1000배럴 늘리기로 합의했다. 5월부터 3개월 연속 증산 결정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경제의 둔화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원유 증산도 가속화하고 있어 국제유가에 하방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OPEC+는 전날 성명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알제리, 오만 등 OPEC+ 8개국이 화상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며 “안정적인 세계 경제 전망과 현재의 건전한 시장 펀더멘털, 낮은 석유 재고 수준을 반영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8개국은 유가를 뒷받침할 목적으로 2023년 11월부터 하루 220만 배럴씩 자체 감산을 해왔다. 올해 4월부터는 단계적으로 원유 생산을 확대하며 감산 폭을 줄여나가고 있다. 다만 당초 18개월에 걸쳐 감산 폭을 줄이려던 계획이었지만 5월부터 증산 속도를 높여 원래 증산하려고 했던 양의 3배 수준인 하루 41만1000배럴의 양으로 생산을 늘리고 있다.

5월과 6월, 7월까지 같은 수준으로 증산을 가속한 결과 올해 4~7월 총 증산분이 하루 137만 배럴에 달하게 됐다. 하루 220만 배럴 감산에서 62%가 풀리는 셈이다.

이번 증산은 사우디의 의도가 여러모로 반영된 결과라고 닛케이는 풀이했다. 이번 증산 회의에서도 러시아와 알제리, 오만은 증산 중단을 원한다는 의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우디는 이런 반대에도 카자흐스탄과 이라크 등 독단적으로 원유를 과잉 생산해 쿼터제를 위반하며 이득을 보던 국가를 처벌하기 위해 증산 결정을 주도했다.

동시에 사우디는 셰일유로 시장을 위협하는 미국 등 경쟁국에 빼앗긴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하는 저유가를 만족시키기 위해 증산을 지지했다.

이 같은 증산 결정은 소비자들에게 안도감을 주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앙은행에도 희소식일 수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으로 전 세계가 경기둔화를 우려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저물가에 직면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유가는 전 세계를 뒤흔든 미국의 관세 정책과 원유 공급 확대로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배럴당 80달러대로 최고점을 찍었던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최근 배럴당 60달러 안팎을 오가면서 4년래 최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OPEC+는 7월 6일 다음 회의를 열고 8월 생산량을 결정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