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릿수 인상률 공표한 업체도 적지 않아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지난달 말까지 식품·외식업계의 가격 인상 행렬이 숨가쁘게 이어졌다. 업계는 고물가에 따른 원자재 값을 가격 인상의 불가피한 이유로 들고 있지만, 사실상 국정 공백기를 틈타 제21대 대통령 선거(대선) 직전까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게 소비자들의 시선이다.
1일 식품업계와 소비자단체 등에 따르면 작년 12·3 비상계엄 이후 새 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달까지 가격 인상을 단행한 식품·외식업체는 6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민들의 저렴한 한 끼 식사로 꼽히는 라면은 삼양식품을 제외한 주요 3사(농심·오뚜기·팔도)가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농심은 3월 신라면 등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했다. 신라면은 소매점 기준 950원에서 50원 올라 1000원이 됐다. 이후 4월 오뚜기는 진라면 등 출고가를 평균 7.5% 올렸고, 팔도 역시 같은 달 팔도비빔면 등의 가격을 4~7% 인상했다.
커피는 인스턴트 커피와 프랜차이즈가 모두 올랐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11월 주요 제품을 평균 8.9% 올린 데 이어 지난달 30일 평균 7.7%의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등 주력 제품이 가격 인상률은 평균 9%에 달한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도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컴포즈커피는 2월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1500원에서 1800원으로 올렸고, 메가MGC커피는 4월 따뜻한 아메리카노 가격을 1500원에서 1700원으로 인상했다. 빽다방은 5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1500원에서 1700원으로 조정했다.
지난달에는 서울우유협동조합, hy, 빙그레 등이 발효유 중심 유제품 가격을 올렸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달 가공유와 발효유 등 제품 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했다. 같은 달 hy는 발효유 야쿠르트 라이트 가격을 13.6%, 빙그레는 발효유 요플레 오리지널 멀티(4개입) 가격을 5.3% 올렸다.
주류회사도 맥주 가격을 올렸다. 4월 오비맥주는 카스와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2.9% 올렸다. 이어 하이트진로가 지난달 테라와 켈리 등 맥주 출고가를 평균 2.7% 인상했다.
제과업체도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12월 주요 제품 13개 가격을 평균 10.6% 올렸다. 롯데웰푸드는 2월 빼빼로 등 26종 제품 가격을 평균 9.5% 인상했다. 초코빼빼로(54g)는 17.6%, 크런키(34g)는 41.7%나 올랐다.
이 밖에 대상은 1월 소스류 제품 가격을 평균 19.1% 인상했다. 순후추(50g) 19.0%, 드레싱류 평균 23.4% 등 가파른 인상 폭을 보였다.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 동안 많은 식품·외식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정국 혼란 시기를 틈타 집중적으로 가격을 인상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업체들은 원부자재 가격과 높은 환율, 인건비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원재료 가격이 하락했을 때 소비자 가격에 반영해 인하하는 경우는 적다는 점에서 소비자단체 등은 식품ㆍ외식기업이 소비자 외면을 받지 않으려면 가격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비판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