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자가 격리 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민 전 의원에게 벌금 7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29일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감염병예방법 위반죄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민 전 의원은 2021년 3월 1일 미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같은 달 15일 오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재판이 열리는 서울남부지법으로 이동하기 위해 무단으로 자택을 이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자가 격리가 해제되는 시점을 3시간가량 남겨놓고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아파트에서 나와 서울남부지법에 간 것으로 조사됐다.
1‧2심 재판부는 민 전 의원이 주거지를 이탈해 재판에 출석한 것을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7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1심 법원은 “법원에 공판기일 변경 신청을 하거나 주거지 이탈에 관해 보건소의 사전 승인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아무 조치 없이 주거지를 이탈했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다만 민 전 의원이 격리 해제 전 음성 판정을 받았고 직접 자가용을 운전해 이동한 점을 고려해 벌금형의 집행을 1년간 유예했다.
민 전 의원이 불복했으나 2심과 대법원 판단 역시 마찬가지였다.
2심 재판부는 민 전 의원의 2021년 재판 출석에 대해 “피고인이 이용한 자가용 차량은 격리통지서에 적힌 ‘자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지방자치단체장 허가를 받으면 격리 장소를 이탈하거나 이동할 수 있는데도 피고인은 지자체장이나 관할 보건소에 문의조차 하지 않았다”라고 판시했다.
검찰은 민 전 의원이 2020년 8월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뒤 자가 격리 조치를 통보받고 무단으로 주거지를 이탈한 혐의로도 기소했는데, 이 부분은 “교회를 방문한 사실만으로 감염병 의심자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1심과 2심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박일경 기자 ek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