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아침부터 '오픈런 열기'…12번째 스페셜 스토어

29일 오전 9시, 평소라면 한산했을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광장시장 골목 한복판에 100여 명의 사람들이 시장 점포들이 위치한 1층에서 2층 입구까지 긴 줄을 늘어섰다. 스타벅스가 국내 최초 상설시장인 광장시장에 매장을 오픈하는 첫 날을 맞아 '오픈런' 인파가 현장에 모인 것이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한 70대 상인은 "이게 다 무슨 일이야?" 하며 호기심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이날 광장시장에 문을 연 매장은 스타벅스의 12번째 스페셜 스토어이자 전통시장 내에 오픈하는 두 번째 매장인 광장마켓점을 선보였다. 스타벅스는 120년 역사를 가진 광장시장에 점포를 낸 배경에 대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공간에서 차별화된 경험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광장마켓점은 전체 좌석 수 250여 석 규모로 각 층별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과 메뉴를 다르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 곳은 오랜 역사의 상설시장에다 최근엔 국내외 다양한 고객이 방문하는 만큼 ‘시간을 추출하는 커피상회’라는 콘셉트로 구성됐다. 1층은 시장이라는 공간에 정통 커피 하우스로서의 스타벅스를 인테리어에 반영해 광장시장의 활기찬 분위기를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테이크아웃 주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서는 시원한 콜드 브루와 부드러운 풍미의 나이트로 콜드 브루를 이용할 수 있는 콜드브루바를 운영한다.

본격적인 매장 구경을 위해서는 2층으로 올라가야 한다. 이 곳에선 국내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벽화, 아트웍 등의 인테리어를 통해 스타벅스 헤리티지와 광장시장의 100년 역사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광장시장 안에 어우러지는 스타벅스의 모습, 광장시장 포목(베와 무명)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아트웍 등 다양한 요소를 접목시켰다. 메뉴 역시 이색적이었다 실타래를 본딴 한정 케이크가 눈길을 끌었고 이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인형 키링(한복 베어리스타 키체인 2종)도 인기였다. 3층 루프탑 위로 올라가니 벽면에 한글로 '스타벅스'가 적혀 있었다. 그 위로는 커다란 '광장시장' 글씨가 배치돼 있어 의외의 힙한 광경을 연출했다.
이 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메뉴도 있다. ‘골든 만다린 홉 피지오’는 감귤 풍미의 시원한 에이드 음료로, 마치 매장의 루프탑에서 청량한 맥주를 마시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개발됐다. 광장시장의 포목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포목의 고운 원단의 질감과 색감을 표현하기 위해 크레이프에 마스카포네 슈크림과 생딸기를 넣어 말아낸 ‘포목보 딸기 크레이프’도 선보인다. 또한 광장시장 한복집에서 한복을 만들기 위해 정성껏 감은 실타래를 그대로 닮은 ‘실타래 바움쿠헨’은 딸기 요거트 크림을 가득 채워 상큼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시장의 대표 간식인 꽈배기, 도넛, 링도넛 등 3종으로 구성된 레트로 바이츠도 만나볼 수 있다.
오픈 시간이 되자 매장은 순식간에 사람들로 가득 찼다. 입구에선 기부금 4000원을 내면 구매할 수 있는 스타벅스 컵(300개 한정, 1인당 최대 2개 구입 가능)이 한 시간여 만에 완판됐다. 이날 매장을 찾은 49세 김선미 씨는 "광장시장 근처에서 근무하고 있어 이 곳에 스타벅스가 들어선다는 것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50대 익명의 여성 고객은 "스타벅스 매니아 사이에서 매장 첫날 방문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며 "매번 (오픈매장) 한정 컵을 구입하는데 (색이나 모양 등에서) 약간 차이가 있다"고 디테일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이 광장마켓점은 광장시장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매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품목당 300원의 상생 기금을 적립한 뒤 광장시장 상생협의회와 협의를 거쳐 시장 내 상생활동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스타벅스는 전일 동반성장위원회, 광장시장상인총연합회, 광장주식회사와 함께 4자간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스타벅스에서 스페셜 스토어를 담당하는 김지나 파트장은 "고객들과 일상을 함께하는 일반 매장과 달리 스페셜 스토어는 보다 특별한 경험과 이야깃거리가 있는 공간에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며 "아무래도 전통시장의 특징이 각 골목이 주된 요소인 만큼 건물이나 이미지에 있어 기존 형태를 최대한 살리되 스타벅스 이미지를 접목시켜 보다 색다르면서도 골목ㆍ시장과 상생할 수 있도록 주력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