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1년새 1조 증발
구조 개편 '컨트롤타워' 실종
새 정부서 논의 재개할 듯

벤처·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코넥스 시장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한국거래소는 침체된 코넥스 시장을 살리기 위해 시장구조 개편을 준비 중이지만, 대선 등 정치적 이슈로 이마저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정 자문인을 통해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뇌전증 치료 전자약 개발사인 오션스바이오 한 곳뿐이다.
코넥스 시장은 해마다 위축되고 있다. 신규 상장 건수는 2022년과 2023년 각각 14건이었으나, 지난해에는 6건으로 반토막 났다. 올해는 사실상 상장이 끊긴 상태다.
코넥스는 2013년 중소·벤처기업 전용 주식시장으로 출범했다. 코스피나 코스닥에 상장하기엔 아직 규모가 작거나 성장 초기 단계인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상장 문턱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남은 하반기에도 신규 상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넥스 시장에 상장 신청을 한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오션스바이오 역시 지난해 신청해 올해 승인을 받은 사례로, 연말까지 추가 상장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
시장 자체도 위축되고 있다. 코넥스 시장의 시가총액은 전날 기준 3조1000억 원으로, 1년 전(4조1000억 원)보다 24.4% 줄었다. 이달 21~23일에는 2조9000억 원대로 하락하며 2조 원대에 진입했다.
거래소도 코넥스 시장 침체를 인식하고 전체적인 시장 재편에 나섰지만, 속도는 더디다. 코스닥과 코넥스를 전면적으로 손질해 국내 증시에 자금을 유입시키겠다는 구상이지만, 진척은 미미하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2월, 일본의 3부제 시장 구조를 참고해 시장 구조를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거래소는 지난해 자본시장연구원에 '증권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 용역'을 의뢰했으며, 올해 초에는 구조 개편의 밑그림을 내놓을 계획이었다. 최근 자본연으로부터 용역 결과를 전달받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논의는 시작되지 않았다. 금융당국과 전문가 등이 참여할 협의체 출범도 아직이다.
한 거래소 임원은 "해외사례를 중심으로 정리된 보고서를 받았지만 어떤 방향성을 결정한 사항은 없다"며 "정책당국은 물론 이해관계자와 협의해 나가야 사안이라 시간을 가지고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대통령 탄핵과 대선 정국 등 정치적 이슈로 인해 시장 구조 개편 논의가 후순위로 밀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대통령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정권 교체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시장 구조 개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며 "이처럼 큰 의제는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