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은 1784에서 집회를 열고 2021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의 경영 일선 복귀에 반대했다. 최 전 COO는 최근 신설된 ‘테크비즈니스’ 부문 초대 대표로 선임된 바 있다.
노조가 이날 발표한 총투표 결과에 따르면 조합원 5701명 중 79.06%가 투표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98.82%가 최 전 COO의 복귀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수운 공동성명 사무장은 “투표자 4500명 이상 중 98.82%가 복귀는 안 된다고 답했다”며 “단순히 한 사람의 복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아니라 우리의 조직 문화가 수직적이고 강압적이고 억압적인 4년 전으로 돌아가면 안 된다는 절박함의 표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수연 대표 취임 이후 네이버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촉발된 조직 문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젊은 인재를 전면에 배치하는 등 인적 쇄신과 수평적 조직 문화 정착에 주력해 왔다. 그 결과 사내 문화 재정비와 신규 성장 동력 발굴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 전 COO의 경영 복귀는 이 같은 변화 기조와 충돌하며 내부 반발을 키우고 있다. 최 전 COO가 복귀하면서 네이버가 공들여 다듬어온 조직 문화 혁신 기조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 전 COO는 네이버 창립 초기부터 이해진 이사회 의장과 함께 한 최측근으로 이번 인사에 창업자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영 효율화 일환으로 계열사 분사 및 매각을 잇달아 추진하는 카카오도 내부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카카오는 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콘텐츠CIC(사내독립기업)를 자회사로 분리하고 연내 독립법인 전환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한때 네이버와 함께 국내 양대 포털로 자리 잡았던 다음의 최근 점유율은 3% 수준으로 시장 내 존재감이 미미한 상태다. 여기에 생성형 AI가 검색을 대체하면서 다음의 입지는 더욱 축소될 위기에 놓였다. 이 때문에 카카오가 장기적으로는 다음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계열사의 연이은 희망퇴직과 다음 매각설 등 일련의 조직 개편과 구조조정이 직원들과의 충분한 소통 없이 진행되면서 카카오 내부에서는 고용불안과 함께 구성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식 개방성과 수평적 조직문화를 내세워온 카카오 내부에서 실제로는 수직적인 의사 결정 구조와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고착화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들도 이제 사회적 책임과 내부 거버넌스 투명성 측면에서 새로운 기준을 맞이하고 있다”며 “성과 중심의 빠른 변화 못지않게 구성원과의 신뢰 구축이 지속 가능한 경영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