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관세 경고 이틀 만에 “한 달 유예”…트럼프 EU 압박하는 진짜 이유 [종합]

애초 6월 1일 부과→7월 9일까지 유예
EU 집행위원장과 통화 이후 부과 미뤄
“중국 압박 동참 유도가 진짜 목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이틀 전 예고했던 관세 부과에 대해 또 말을 바꾸면서 유럽연합(EU)과 관세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유럽연합(EU)에 대해 6월부터 50%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틀 만에 말을 바꿨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뉴저지주 소재 자신의 골프장에서 주말을 보낸 뒤 백악관으로 복귀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전화한 사실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내게 전화를 걸어와서 ‘6월 1일’이라는 날짜를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진지한 협상을 원한다”라며 “이에 관세 부과를 7월 9일까지는 유예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자신이 세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아직 아무런 진전이 없다. 다음 달 1일부터 EU에 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이제부터 협상 내용은 미국이 정한다. 내가 아는 방법으로 게임을 해야 할 때”라고 기습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발언 직후 발등에 불이 떨어진 EU는 조심스럽게 그리고 빠르게 움직였다. 독일과 네덜란드 등은 협상 타결을 강조하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발 빠르게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마친 뒤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좋은 합의에 도달하려면 7월 9일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EU는 신속하고 결단력 있게 협상을 진전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던진 경고성 메시지에 EU가 빠르게 반응한 셈이다. 다만 또다시 관세 추진과 유예가 반복되면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EU를 겨냥한 관세 압박에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또 하나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데 EU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라고 있다”고 짚었다. WSJ는 전문가 분석과 트럼프 측근 발언을 바탕으로 “미국은 아직 EU 정상들로부터 ‘중국 산업에 대한 신규 관세 부과’ 약속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반면 영국과 관세 합의가 조기에 마무리된 이유는 영국이 중국산 철강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일찌감치 합의했기 때문”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어 “다만 EU에 중국은 중요한 수출시장”이라며 “미국의 압박에도 유럽 지도자들이 베이징과 대규모 무역 전쟁을 벌이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 비롯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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