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다보스포럼’ 밀컨에 모인 월가 엘리트들, 트럼프 관세 일제히 경고

씨티 CEO “기업들, 25% 관세는 안 된다고 해”
IMF 총재 “세계 경제 막대한 대가 치를 수도”
베선트 “투자자에게 더 매력적인 미국 될 것”
포드, 경제 불확실성에 연간 가이던스 철회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시간) 밀컨연구소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서 주최한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베벌리힐스/AFP연합뉴스
‘미국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밀컨연구소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에 모인 월가 엘리트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초래한 경제 불확실성에 대해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참석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무역 정책이 기업들의 투자 결정을 지연시키고 자본 시장에서 위험 프리미엄을 증가시켰다고 경고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밀컨 콘퍼런스에서 “기업 고객 대부분은 (관세율이) 10%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하지만, 25%라면 그럴 수 없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프레이저 CEO는 “기업 대부분이 다소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 그 과정에서 일부 투자 지출이 중단되고 설비투자와 채용 관련 결정도 보류되고 있다”며 “이는 수요와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관세 수준에 따라 공급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고객들로부터 역풍에 대비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일부 기업은 재무구조를 강화하고 재고를 미리 쌓아놓으며 지출과 투자를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세계 경제가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린 이제 예측 가능한 무역 체제에서 새로운 균형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는 매우 불확실한 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를 비롯해 관세 정책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관세와 감세, 규제 완화는 미국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엔진이 서로 맞물려 있는 부분”이라며 “모든 게 신중하게 설계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여러분들이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은 강력한 협상력을 갖추고 있고 글로벌 자본의 주요 투자처로 남아 있다”며 “여러분과 같은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인 환경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이클 구세이 프린시펄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큰 마찰 없이 현 상황을 극복한다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성장이 다시 가속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전히 기업들은 관세가 불러올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 포드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관세로 인한 비용이 올해 총 15억 달러(약 2조 원)에 이를 것”이라며 “경제 불확실성에 연간 가이던스(회사 자체 실적 전망)도 철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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