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아동 치료 수업 중 낙상사고…대법 “치료사 과실 단정 안돼”

1, 2심 금고형→대법서 파기…“모든 사고 통제할 순 없어”

▲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뉴시스)

장애아동을 치료하던 중 발생한 낙상 사고에 대해 작업치료사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금고형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지난달 15일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직업치료사인 A 씨는 2020년 10월 뇌병변·지적장애를 가진 6세 아동이 치료 수업 중 기구에서 떨어져 팔이 골절되는 등 전치 7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피해자를 잘 보조해 기구에서 넘어지거나 낙상하는 사고를 방지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했다”며 A 씨에게 금고 6개월을 선고했다.

2심은 A 씨가 피해자 측과 합의한 점을 참작해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으로 감형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A 씨가 이 사건 사고에 대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거나 그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음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사고가 발생한 기구는 일반적으로 아동에 대한 체육활동 또는 치료에 사용되는 기구”라며 “이 기구를 이용한 통상 치료 도중 바닥에 떨어지더라도 골절 등 중대한 부상이 발생할 위험이 일반적으로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의 장애 내용과 정도, 평소 행동 등에 비춰 사고가 순간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작업치료사가 아동과 일대일로 작업치료를 수행하더라도 치료 과정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모든 사고를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에게 중한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라 하더라도, 이 사건 기구를 이용한 작업치료 행위에 내재돼 있는 통상적인 위험의 발현을 넘어서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바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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