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히며 나스닥이 하루 사이 약 12% 급등한 가운데 박정호 명지대학교 실물투자 분석학과 교수는 “트럼프가 이렇게 관세 전쟁을 하는 것은 결국 트럼프 2기의 가장 중요한 정책적 목표로 삼은 것이 중국을 잡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통상 압박을 심하게 하고 관세를 부과했음에도 트럼프 1기 내내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더 늘어났다”며 “중국을 꺾기 위해 1기 때보다 더 세게 중국을 압박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트럼프 정부 1기 당시 중국은 미국에 미국산 제품 구매를 약속했지만, 실제 중국이 산 미국산 제품의 양은 약속한 양의 절반 정도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미 트럼프는 1기 때 중국이 협상을 통한 시간 끌기만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시간을 끄는 사이) 중국 정부와 기업인들은 동맹국들을 우회 수출국으로 삼아 관세를 유예받는 식으로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실제 한 가지 예시로 중국은 국경을 접한 캄보디아에서 신발·의류를 만들어 캄보디아산 제품으로 둔갑해 미국에 수출해 관세를 피해갔다.
이에 트럼프 2기에서는 이러한 중국의 대응을 봉쇄하는 것이 정책의 중요 과제가 됐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이번 유예 결정을 하기 전에)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에 관세를 높게 부과한 것도 결국 같은 이유”라고 봤다.
박 교수는 트럼프가 기존에 관세를 밀고 나가겠다는 인터뷰를 하는 등 관세 정책 고수 의지를 보였다가 갑작스레 90일 유예 결정을 내린 것은 미국 내 시위 격화로 인해 부담감을 느껴서 한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지적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트럼프는 늘 다 내놓으라는 식으로 상대방을 압박했다가 조금 시간이 지나면 절반만 가져가겠다는 식으로 협상을 끝내왔다. 이번에도 똑같은 패턴으로 일을 진행한 것”이라며 “실제 받고자 하는 관세보다 높게 부른 뒤 슬쩍 깎아줌으로써 시장에 안도를 주는 형태를 또 취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