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헬스앤뷰티(H&B)업계 1위 CJ올리브영이 내국인·외국인 고객 모두를 잡는 데 성공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한국 관광 필수 방문 코스’로 떠오를 정도로 외국인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올리브영은 해외로 사업 영토를 확장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CJ그룹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 전 세계 화장품 시장 1위인 미국을 온·오프라인에서 적극 공략하겠다는 행보다.
23일 CJ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4조7899억 원이다. 전년과 비교하면 약 24%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당기순이익도 4702억 원으로 전년보다 35% 늘었다. 이처럼 높은 실적 배경에는 상품 기획력에 기반한 다양한 입점 브랜드와 상품이 있다. 현재 올리브영에 입점한 뷰티 브랜드 수는 2400여 개로, 약 6만 개에 달한다. 다른 플랫폼에는 없는 단독 상품도 자체 경쟁력을 높이는데 한몫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K뷰티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며 신생·중소 뷰티 브랜드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작년 기준으로 연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한 브랜드 수가 처음으로 100개가 탄생했다. 2013년 처음 100억 브랜드가 나온 지 약 10년 만이다. 메디힐, 토리든, 라운드랩은 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며 메가 브랜드로 떠올랐다.
특히 올리브영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입소문을 타면서 뷰티 성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지난해 올리브영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보다 140% 증가했다. 또 올해 상반기 오프라인 매장 중 외국인 매출 비중이 26.4%를 기록했다.
올리브영은 엔데믹이 시작된 2023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글로벌 택스프리(GTF) 서비스를 통해 부가세를 환급 받은 오프라인 매장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 한 자릿수였지만, 이후 방한 외국인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방한 외국인 10명 중 8명은 올리브영을 찾았다. 한국관광데이터 랩 집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약 720만6700명이 방한했는데, 같은 기간 올리브영에서 구매한 외국인 고객 수는 596만2700여 명으로 80%를 넘었다.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올리브영은 지난해 5월 일본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뷰티 시장 규모 1위인 미국에도 법인을 세우며 글로벌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LA)에 현지 법인 설립했다. 향후 현지 오프라인 매장도 1호점을 낸다는 계획이다. 미국 법인 설립과 함께 올리브영은 상품소싱, 마케팅, 물류시스템 등 사업 확장을 위한 핵심 기능 현지화를 적극 추진, 글로벌몰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올리브영은 현지에 이미 구축된 CJ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그중에서도 원활한 유통을 위해선 현지 물류 인프라가 필요한데, 이미 미국에서 수송·창고 운영 등 능력을 갖춘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이 기대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미국법인 CJLA(CJ Logistics America)을 통해 일리노이주, 캘리포니아주, 조지아주를 포함한 총 15개 주에서 60개의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창고관리부터 운송관리, 물류컨설팅 등 종합물류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미국 시장을 확대로 함께 중소 뷰티 브랜드들의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기존 올리브영 글로벌몰을 통해 온라인 판매도 해왔지만, 오프라인 매장까지 확장할 경우 중소 뷰티 브랜드 입장에서 판로가 늘어나 성장 가능성이 더욱 커지게 된다.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이 미국에 현지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물류망을 구축하기로 하면서 인디 브랜드들의 미국 진출이 더욱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 현지에서 K뷰티의 인기가 높은 만큼 올리브영의 직접 진출은 중소 인디 브랜드들의 해외 매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