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높은 대외 의존도 '양날의 칼'

IMF, 올해 -4%· 내년 4.2% 성장 '극과극' 전망 근거로 제시

3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와 내년 한국경제 전망에 대해 올해 주요국가(G20) 가운데 가장 낮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내년에는 세번째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극과극의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한국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진단했기 때문이다. 지나친 대외 개방형 경제는 한국경제의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IMF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4%로 G20 가운데 가장 낮게 전망했다. 하지만 올 2분기 -5.9%를 바닥으로 4분기에는 1.0%가까운 회복세로 반전 내년에는 4.2% 전망을 하며 주요국 가운데 중국(8.0%), 인도(6.5%)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4.2% 성장률을 기록해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인 3.0%를 웃돌고 반등폭은 8.2%P로 가장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IMF의 이러한 전망은 우리나라 대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나라 경제의 대외 의존도는 2007년 기준으로 76.1%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세계경제 성장률이 1%P 하락할 때 우리경제 성장률은 0.6~1%P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세계 무역이 축소되고 보호무역주의 성향 마저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수출을 성장엔진으로 삼았던 한국경제가 올해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을 것이라는 게 IMF의 전망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IMF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를 짓누르면서 세계 무역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대해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 11월말 2%로 전망한 지 두달만에 6%P나 하향 조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한국의 대외의존형 경제는 올 하반기로 예상되는 세계경제 회복기에는 장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IMF는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치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바꿔 말하면 한국경제는 부존자원이 빈약하고 수출을 지향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상황에서 이를 상쇄하기 위한 체질개선은 한계가 있으며 그만큼 대외경제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휘둘릴 수 밖에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IMF는 한국 경제가 올해 세계경제 침체라는 대외여건 악화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나 한국경제의 중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낙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과연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가 IMF 전망대로 8.2%P란 반등폭을 보이며 급반전 할 것이란 예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IMF는 내년 세계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금융 불안에 따른 실물경제의 침체 악순환, 디플레이션, 보호무역주의, 미국 시장침체, 해외차입 곤란 등을 회복의 위험요소로 꼽고 있어 불안 국면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KDI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특성상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통화와 재정정책을 통해 내수 위축을 막고 대외 통상활동 강화를 통해 국제 공조와 보호무역 저지 등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다.

그간 올해 플러스 성장 전망을 고수해 온 정부도 이날 상황에 따라 IMF 전망보다는 성장률이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사실상 시인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4분기의 성장 급락에 따른 반등 효과로 올해 1분기부터 전분기 대비 성장속도 회복이 가능하고, 수출이 감소하면 수입도 함께 감소해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에 IMF의 성장률 전망을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재정부는 경제여건의 추가 악화 가능성을 인지하고 재정 조기집행 등 경기보완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면서 최근 경제지표 변화 추이와 각 기관의 경제전망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정부의 경제전망도 수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허경욱 재정부 제1차관은 "성장률 -4%는 충격적인 수치지만 내년 가장 큰 폭으로 반등한다는 전망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정부는 재정과 금융 수단을 총동원, 내수를 살리는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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