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역대급 실적’에도…웃지 못한 카드사

수수료 감소에 수익성 ‘뒷걸음’…중·소형사 실적 절반으로 줄어

지난해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올렸지만, 카드 계열사의 수익성은 뒷걸음질쳤다. 순익 증가는 고사하고 2018년 실적 유지만 해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을 상황이다. 카드사 주 수입원인 카드 수수료 이익 감소가 손익 악화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장기적인 카드사 순익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신한카드 당기순이익이 5088억 원으로 2018년 5194억 원보다 2% 감소했다고 밝혔다. 신용카드 수익은 2조9535억 원으로 2018년 2조9609억 원보다 0.3% 감소했다.

반면, 할부금융과 리스 수익은 각각 1348억 원과 187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5%와 48.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카드 수수료율 인하 이후 카드 수수료 수입이 줄자 할부금융과 리스 규모를 확대해 손실을 만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수익은 2조1170억 원으로 2018년 2조1700억 원보다 2.5% 줄었다. 가맹점수수료율은 2016년 이후 평균 1.5%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처음 1.42%로 인하됐다.

다른 대형사도 실적 유지에 만족해야 했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KB국민카드 당기순이익이 3165억 원으로 2018년 2866억 원보다 10.4% 증가했다. 비용 효율화와 할부·리스 수익 확대, 해외시장 진출 등 새 수익원을 발굴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수입원인 신용카드 수수료이익은 4242억 원으로 2018년 4527억 원보다 6.3% 감소해 업황 불황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삼성카드는 카드 수수료율 인하에도 2018년과 비슷한 실적을 냈다. 삼성카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441억 원으로 2018년 3453억 원 대비 0.3% 줄었다. 지난해 대형 할인점 코스트코 제휴 종료와 수수료 인하 여파 등 악재가 많았지만, 모집 조직 효율화와 마케팅 비용 축소 등으로 지출을 효율적으로 관리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 자산 건전성 관리를 위해 현금서비스와 대환론 비중을 줄이고,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 가운데 할부·리스 사업을 2018년 13.9%에서 지난해 7.8%로 절반 가까이 줄인 것도 주효했다.

중·소형사는 카드 업황 악화 직격탄을 맞았다. 하나카드는 당기순이익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하나카드 당기순이익이 563억 원으로 2018년 1067억 원 대비 47.2% 감소했다. 중·소 카드사로 분류되는 하나카드는 전체 수익 가운데 가맹점 수수료 수익 비중이 크다. 지난해 신용카드 수수료 수익은 8061억 원으로 2018년 8301억 원보다 2.9% 줄었다. 수수료 수입 감소분 240억 원이 고스란히 당기순이익 감소로 이어진 셈이다. 우리카드 역시 지난해 당기순이익 1142억 원을 기록해 2018년 1265억 원보다 약 10% 감소했다.

올해도 카드사 실적 역성장 우려는 계속될 전망이다. 당장 주요 금융사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 경기하강 우려로 실적 목표치를 낮춰 잡는 등 ‘경기 비관론’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카드사만 업황이 안 좋아 실적 유지에 급급했다”며 “당장 신종 코로나 등 악재로 올해도 순익 규모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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