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2100만~2500만원 고분양가 부담…투자가치 낮아
한때 공전의 히트를 누리기도 했던 '타운하우스'가 최근 들어 미분양 악몽으로 돌변하고 있다. 브랜드, 입지, 단지규모 등 모든 장점을 다 갖췄다고 하더라도 여지없이 청약률이 10%도 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본격 공급이 시작된 '타운하우스'는 과거 영국의 귀족들이 복잡한 런던을 피해 교외에 지은 근교주택을 말한다. 이후 미국에서 일반인들에게서도 본격 실용화된 타운하우스는 공동정원을 갖고 있으며 저층, 대형으로 지어져 단독주택이 갖고 있는 방범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어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모두 갖춘 주택으로 꼽힌다.
이후 타운하우스는 새로운 주택유형으로 각광받으며 특히 건설업체들의 인기속에 잇따라 분양에 나섰다. 우림건설, 월드건설, 동문건설 등 중견 건설업체들의 '시험 분양'이 있은 후 성공적이란 평가가 떨어지자 곧 삼성건설, SK건설, 대우건설, 금호건설 등 대형 업체들도 모두 분양 대열에 참여한 상황이다.
타운하우스가 건설업체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공동주택, 즉 아파트에 집중된 각종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운하우스는 개념상 녹지가 인근에 있어야하기 때문에 수도권 택지지구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
이중 타운하우스는 연립주택부지나 단독주택부지에 지어진다. 하지만 연립주택지에 지어질 경우 타운하우스라도 공동주택에 속해 아파트에 해당되는 규제인 분양가 상한제와 주택담보대출규제 등을 피할 수가 없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나온 블록형 단독택지에 지어지는 경우 단독주택으로 분류돼 아파트에 적용되는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 대부분은 블록형 단독택지를 매입해 타운하우스를 짓는 방식을 택한다.
특히 이 경우 타운하우스는 분양 승인대상 사업이 아닌 만큼 분양가 산정도 쉬워 엄청난 고분양가도 어렵지 않게 책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업체들의 사업수지 확보도 유리하다.
하지만 타운하우스의 분양실적은 저조하다 못해 참혹한 실정이다. 우선 높은 분양가로 인해 수요층이 한정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다.
최근 분양 중인 용인동백지구 'SK아펠바움'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192∼290㎡로 구성돼 있는 이 타운하우스의 분양가는 3.3㎡당 2100만~2500만원에 이른다. 이 경우 이 타운하우스는 가장 작은 192㎡의 분양가도 12억원이 넘게 돼 웬만한 '갑부'가 아니면 분양을 받기가 어렵다.
즉 가뜩이나 주택 규모도 큰데 여기에 3.3㎡당 분양가도 '강남 아파트' 수준이라 일반수요자들은 관심조차 갖기 어려운 실정이다.
문제는 그 뿐이 아니다. 비싼 만큼 타운하우스가 고급주거로서 가치가 있다면 다르지만 상황을 볼 때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용인 동백지구가 중대형평형이 많은 우수한 택지인 것은 사실이지만 '갑부'가 아니고선 분양 받기 어려운 집이 팔릴만큼 고급주택지도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타운하우스는 일반 아파트에 비해 시세 오름세가 낮은 만큼 재테크 상품으로서의 가치도 없다고 평가된다.
동백지구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펠바움이 위치하게 되는 블록형 단독택지도 동백지구의 일부로 동백지구 내 일반 아파트와 동일한 생활권을 갖고 있다" 라고 강조하며 "아펠바움이란 독특한 브랜드를 가졌다고 동백지구라는 근원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생각은 현지 거주하는 동백지구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현지 한 주민은 "동백지구에서 고가의 타운하우스를 분양 받을 것이라면 차라리 올 하반기 분양할 반포래미안을 노려 보는 게 나을 것"이라며 "재산가치도 없는 타운하우스는 전세로 살면 충분하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SK동백아펠바움은 '입주 즉시 전매 가능'과 'DTI 비적용'을 홍보하며 투자가치를 있는 양 내걸고 있어 수요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이 같은 타운하우스의 모순은 지난 6월과 7월 대규모 분양에 나선 화성 동탄신도시 타운하우스의 청약 참패에서 잘 나타난다.
동탄신도시 블록형 단독택지에 선보인 이들 타운하우스는 3.3㎡당 2000만원에 육박하는 '배짱 분양가'를 책정한 바 있다. 결국 이들 타운하우스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등 대형 브랜드가 나왔음에도 단 한명의 청약자도 나타나지 않은 '치욕'을 당하고 말았다.
올해에도 SK동백아펠바움을 비롯, 몇 건의 타운하우스 분양이 계획돼 있다. 하지만 분양 전망은 절망적이란 표현이 더 어울린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타운하우스는 현재와 같은 불경기에도 분양 대행업체들이 대행 맡기를 꺼릴 정도"라며 "그나마 있던 타운하우스 수요도 앞선 분양물량으로 모두 소진된 만큼 SK동백아펠바움을 비롯한 고가 물량은 모두 장기 미분양 사태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수도권지역 최고 분양가 기록을 갱신한 SK동백아펠바움은 최근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돌입한 상태다. 이 타운하우스는 앞서 지난해 분양한 아펠바움 1차에 이은 후속 분양 물량이다. 하지만 42가구에 불과한 아펠바움1차의 경우도 회사보유분을 감안하면 아직 분양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