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패막이 역할?...사외이사에 고위관료·판검사 출신 대거 포진

대기업 사외이사 자리에 정부 부처나 권력기관 출신의 고위 관료, 판·검사 출신이 대거 포진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감독원 정보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재벌 총수가 있는 자산 상위 10대 기업의 지주회사 및 주력 계열사의 사외이사 43명 중 정부 고위 관료와 판·검사 출신이 22명으로, 절반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14명이 청와대나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에 해당했다.

또한 대기업을 상대로 공정거래 감시 업무를 하는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2명과 기업 세무조사 업무를 담당하는 국세청 출신 3명도 포함돼 있었다. 이밖에 판사와 검사 출신이 각 4명, 교수가 12명, 기업과 회계사 임원, 4성 장군 출신 등이 대거 포진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삼성전자), 하금열 전 대통령실 실장(SK), 윤대희 전 국무조정실장(LG),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롯데지주), 현오석 전 기획재정부 장관(GS), 김창록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한화) 등이 대표적인 고위 관료 출신에 해당한다.

공정위 출신으로는 이동규 전 사무처장(현대자동차), 안영호 전 시장감시국장(신세계)이 있고 국세청 출신은 박윤준 전 차장(신세계), 이병국 전 서울지방국세청장(현대자동차), 김창환 전 부산지방국세청장(두산) 등이 있다.

일각에서는 사외이사가 대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하기보다는 로비에 활용되거나 기업의 부정이나 불법을 가려주는 방패막이 역할로 악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선후배 관계가 확실한 공무원이나 법조계에서 장·차관이나 검사장, 법원장 등의 경력은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퇴직자들의 전관예우를 막기 위해 퇴직자 등 외부인과 접촉 시 그 내용을 보고하도록 하는 ‘외부인 접촉 관리 규정’을 시행 중이다. 그러나 대기업에 재취직한 공정위 퇴직자들이 여전히 공정위를 대상으로 로비스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