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4월 9일 프랜시스 베이컨- 과학적 귀납법을 제창한 경험론의 창시자

조성권 미래설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람의 첫인상은 5초 만에 결정된다고 한다. ‘첫인상 5초의 법칙’이다. 그런데 그것은 잘못된 결정이고 잘못 봤기 때문이라는 거다. 잘못 보는 이유는 정신 속에 뿌리박혀 있는 편견, 즉 도사리고 있는 우상(偶像) 때문이다. 그걸 제거해야 바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명언으로 잘 알려진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561.1.22~1626.4.9)이 먼저 했다. 영국 고전경험론의 창시자이자 데카르트와 더불어 근세 철학의 비조(鼻祖)로 불리는 인물이다.

명문가 태생인 그의 이력은 특이하다. 그는 철학자라 하기에 어울리지 않는 권력의 정상에 올랐다. 국회의원, 사법장관, 검찰총장, 대법관 등 요직을 거쳤다. 수뢰(收賂) 사건으로 의회의 탄핵을 받아 실각된 60세 이후 5년 동안엔 실의 속에 연구와 저술에 전념해 ‘신기관’, ‘학문의 진보’를 비롯한 40편의 저작을 남겼다.

베이컨은 학문하는 목적을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데 있다고 봤다. 학문은 진정한 지식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올바른 지식을 갖기 위해서는 경험과 관찰이 바탕이 돼야 하며 경험에 근거하지 않은 모든 우상을 파괴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사물을 하나하나 확인해 마지막으로 근본 원리를 찾아내는 방법, 곧 귀납법만이 가장 바른 학문의 방법이라고 했다. 귀납적 방법은 근대 사상을 발전시킨 원동력으로, 뒤에 존 스튜어트 밀에 의해 완성되었다.

세상사에 밝았던 그가 쓴 ‘수상록’은 지금도 널리 읽히는 경세서이다. 뛰어난 명성에 비해서는 운이 없었는지 그는 닭에 얼음을 채워 넣고 온도와 부패에 관한 실험에 몰두하다 폐렴으로 숨졌다. 45세에 스무 살이 안 된 여인과 결혼했는데, 그녀는 과부가 된 지 3주 만에 시종과 재혼했다.

sk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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