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취임 100일 …‘리딩뱅크’ 속도, ‘KB손보’는 주춤

영업력 강화는 ‘성과’… LIG와 막판갈등은 ‘과제’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오는 28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금융당국과의 마찰 속에서 LIG손해보험 인수를 마무리 짓고 영업력 강화를 통해‘리딩뱅크’탈환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사외이사 후보에 경쟁사 전 대표들을 대거 추천한 것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갈길이 멀다. 당장 실적이 문제다. 복합상품, 채널 활성화 등 LIG손보와의 시너지 강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조직개편·파격인사 통해 영업력 강화 = 윤 회장이 취임 이후 가장 주력했던 부분은 조직개편을 통한 효율적 업무문화 정착이다. 이에 그는 취임 직후 지주 임원과 계열사 사장단을 대거 교체하며 새 진용을 구축했고 KB금융의 가장 큰 병폐였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경영관리위원회 신설, CEO 승계절차와 같은‘신(新) 경영 운영체계’도 확립했다.

윤 회장의 이 모든 노력은 리딩뱅크 탈환을 위한 영업력 강화에 맞춘 것이다. 기업투자금융(CIB), VIP 매니저(VM) 분야의 차별화된 성장을 이루는 게 목표다.

그의 리딩뱅크 탈환 의지는 사외이사 기용에서도 엿보인다. 윤 회장은 사외이사 후보에 최영휘 전 신한금융 사장과 유석렬 전 삼성카드 사장을 추천했다. 경쟁업체라도 배울 건 배워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고(故) 김정태 행장 시절 사외이사로 활동하던 최운열 교수도 명단에 올려 ‘뿌리 찾기’ 도 잊지 않았다.

가장 큰 경쟁사인 신한금융의 한동우 회장도 그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방향을 잘 잡고, 잘하는 것 같다”란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NIM 방어 실패…LIG손보 인수 막판 갈등 = 그러나 아직 갈길이 멀다. 당장 바닥으로 떨어진 실적을 일으키는 것이 급선무다.

지난해 말 KB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 총자산은 3.7% 증가하는데 그쳤다. LTV·DTI 완화로 가계대출이 7.8%나 늘었으나 기업대출이 0.7% 성장에 머물러 원화대출이 4.4% 성장했다. 같은기간 신한은행 원화대출(기업대출 8.3%, 가계대출이 9.4%)이 8.8% 늘어났음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국민은행 순이자마진은 1.81%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적격대출 등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은행의 경우 주담대(20%) 비중이 높기 때문에 NIM 방어 전략이 절실하다. 더욱이 연초부터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LIG손보와의 화학적 통합도 넘어야 할 산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승인 지체에 이어 최근 매각가격을 두고 LIG그룹과 갈등을 빗고 있어 조직 피로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 문제가 장기화 될 경우 계열사 시너지는 커녕 영업력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KB는 예전부터 국민은행(1채널)과 주택은행(2채널)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며 “LIG손보 화학적 결합이 더 지체된다면 직원들의 파벌형성이 심해져‘시너지를 통한 영업력 강화’란 인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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