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기업 채용]복장만 봐도 ‘딱~’…취업하려면 ‘그들만의 옷차림’ 파악하라

입력 2013-04-0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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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즈니스 룩 선호… ‘현대차’ 튀는 복장은 금물

하나의 기업 속에 녹아 있는 ‘기업 문화’는 추진하는 사업과 전략, 업무분야 등에 따라 차이가 나타난다. 따라서 희망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그 기업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장 쉽게 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옷차림’이다. 같은 기업의 구성원들은 가치관뿐 아니라 옷 입는 방법까지 서로 공유하기 때문에 기업마다 특색이 드러난다. 기업 문화를 제대로 알아야 취업에도 성공할 수 있다.

◇삼성, 자유로운 복장에서 창의성 나온다= 삼성그룹은 겉보기에 꽤 자유롭다. 정장 대신 비즈니스 캐주얼이 주를 이룬다. 특별한 미팅이나 대외행사 때를 제외하곤 자유로운 비즈니스 룩을 권한다.

물론 티셔츠나 면바지, 운동화, 청바지는 안 된다. 체크무늬와 줄무늬 셔츠 정도가 일반적이고 위·아래 색깔이 다른 ‘콤비 룩’도 자유로운 기업 분위기를 대변한다.

삼성전자는 2008년부터 창조적 소프트웨어가 강조되면서 점점 옷차림이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부 부서는 원칙적으로 착용하면 안 되는 청바지와 운동화도 암묵적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 복장이 자유롭다고 시스템과 규율마저 자유롭지는 않다. 복장이 자유로운 대신 분야별로 그 이상의 책임이 뚜렷하다. 복장이 자유로운 것은 사원 개개인의 능력과 창의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창조와 창의를 우선시하는 삼성의 기업 문화다.

지난 2006년 뉴욕 맨해튼 타임워너센터에서 열린 전자 사장단 회의에 ‘핑크색 재킷’을 입고 나타난 이건희 회장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당시 이 회장의 옷차림은 그룹 총수로서 공식 석상의 옷차림으로는 파격이었다. 이날 회의에서 그는 창조적 경영이란 ‘뉴욕 선언’을 했다. 결국 본인 스스로가 독창적 의상을 통해 ‘창조적 사고’를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한 것이라는 얘기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은 사업장을 방문할 때 넥타이 정장을 피하고 대신 간편한 재킷을 입는다”며 “이는 현장 직원들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다양한 의상에서 다양한 사고가 나온다는 평소의 지론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엄격한 현대차= 현대차는 엄격하다. 본사 사옥에 들어서면 현대기아차 직원인지 외부 사람인지 단박에 구분된다. 정장은 기본이고 튀는 색상의 와이셔츠도 금물이다. 항상 밝은색 와이셔츠를 입어야 하고 검정이나 와인색 와이셔츠는 안 된다.

구체적으로 복장 규정을 명시화하지는 않았지만 독특한 복장은 안 된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심지어 날씨가 덥다고 반팔 와이셔츠를 서둘러 입을 수도 없다. 기온과 날씨에 따라 관리부서에서 전체 공지를 띄우면 그때부터 반팔 와이셔츠가 허락된다. 의무사항이던 넥타이 착용도 이때부터 해제다.

젊은 신입사원들이 선호하는 일명 ‘은갈치’ 정장도 안 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기업 분위기도 조직적이고 전투적이다. 자동차라는 사업 특성상 기업 분위기는 꽤 돌격적이다. 한마디로 최고경영자가 시키면 ‘곧 바로 움직이고, 안 되면 꼭 되게 한다’는 분위기다.

정몽구 회장도 출근 때는 언제나 반듯한 정장 차림이다. 현장 경영에 나설 때에도 겉은 작업복이지만 넥타이는 항상 반듯하게 맨다.

서로 다른 사람이라도 하나의 조직으로 뭉치면 큰 힘을 낸다는 게 현대차의 분위기다. 복장에서도 이런 조직력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입사 지원자라면 발 빠르게 눈치껏 이러한 조직 속에 합류할 마음을 먹는 게 좋다.

◇튀지는 말자 LG, 자유로워지는 포스코= LG는 삼성과 현대차 문화가 적절하게 섞여 있다. 기본적으로 정장을 권하지만, 지난 1998년부터 비즈니스 캐주얼도 허용했다. 또 남자는 넥타이 없는 반팔셔츠와 면바지, 여자는 ‘품위를 잃지 않는 평상복’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민소매, 몸에 딱 붙는 셔츠, 쇼트팬츠 등은 금물이다.

엔지니어를 제외한 본사 대외업무직은 정장 바지와 셔츠를 고수한다. 이는 튀는 것보다 인화를 중시하는 LG 문화가 바탕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의 복장 문화는 꽤 빠르게 바뀌었다. 1990년대 초까지 사무직과 현장직의 구분이 뚜렷했다. 민영화 이후 사무직의 복장 기준이 바뀌면서 기업 문화도 큰 변화를 맞았다. 뚜렷했던 군(軍) 문화도 이때 사라졌다. 이 무렵 여직원의 영역도 크게 확대됐다.

총수인 정준양 회장도 늘 ‘노 타이’ 차림이다. 철강협회 행사 등 대외적 공식행사 이외에는 넥타이를 찾아볼 수 없다. 이른바 ‘쿨 비즈니스 룩’이다. 매주 금요일은 ‘드레스 다운 데이’. 캐주얼은 물론 등산복 차림으로 출근하는 직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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