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일본 대해부] <上> 세계경제 '넘버3' 전락

입력 2011-02-15 10:58수정 2011-02-1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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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미국발 금융위기는 장기 불황에서 겨우 빠져나온 일본 경제를 다시금 침체의 늪으로 내몰았다.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는 동아시아에서 패권을 다투는 중국에 내줬다. 선진국 최악의 재정상황은 당파 싸움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한 일본의 경제와 정치, 사회 부문의 문제점을 3회에 걸쳐 분석한다.)

<글 싣는 순서>

<上> 세계경제 '넘버3' 전락

<中> 표류하는 민주당...대권은 야당에, 패권은 중국에

<下> 1등병이 낳은 어글리 재패니즈...패배주의에 물든 사무라이

리더가 없다. 해결책도 없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일본 얘기다.

일본 경제는 사실상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로 연명하는 상태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개 분기 만의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42년간 지켜온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마저 중국에 내줬다.

침체에 빠져 실오라기만한 희망을 기대했던 일본 국민은 충격에 빠졌다.

요사노 가오루 경제재정상은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일시적인 소비 감소가 주요인"이라며 동요하는 여론 진정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전세계를 덮친 미국발 금융위기는 장기 침체에서 겨우 벗어나 한숨 돌리던 일본 경제를 속수무책으로 침몰시키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세출 증가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디플레이션, 민주당 정권의 '퍼주기식 정책'은 재정적자를 눈덩이처럼 불려 일본 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내몰고 있다.

간 나오토 정권은 세제와 사회복지 제도의 개편으로 재정 위기를 타개한다는 심산이지만 야권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엇갈려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재정악화를 이유로 지난달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탈출구가 없는 일본 경제에 대한 확실한 경고 조치였다.

일본의 국가부채 규모는 2011 회계연도 말인 내년 3월에는 1000조엔에 육박해 국내총생산(GDP)의 20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단의 조치가 없을 경우 부채비율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S&P의 판단이다.

‘망언제조기’로 불리는 극우 인사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는 중국과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역전과 관련 "일본의 쇠퇴 조짐이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것은 유감"이라며 일본의 침몰을 인정했다.

그는 일본이 잘 나가던 버블기인 1989년 소니그룹 창업자인 모리타 아키오와 공동으로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을 집필, 해외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일본은 국제 무대에서 더 이상 ‘NO’라고 할 수 없는 절박한 입장에 처했다.

특히 중국의 도움없이 재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중국은 2009년에 미국을 제치고 일본의 최대 무역상대국으로 부상, 일본 경제 성장원동력인 수출의 구명 줄 노릇을 하고 있다.

양국의 상호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경쟁자이자 동시에 협력 관계로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중일 양국의 GDP 순위 역전에 대해 "이웃나라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탄탄한 나라들과 협력해 경제 발전으로 연결시키겠다"고 담담하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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