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보다 낫네"…은 ETN 고공행진

입력 2024-04-1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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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N 수익률 상위권에 은 선물
안전·위험자산 성격 동시 보유
"강세 유효…경기 회복세 봐야"

▲한국금거래소 직원이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실버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자재 가격 급등에 은 관련 투자 상품 수익률도 치솟고 있다. 국제 정세 불안이 심화한 데다 글로벌 경기를 향한 긍정적 전망이 나오며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으로서 특성을 모두 지닌 은이 주목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 상위권은 레버리지 은 선물이 싹쓸이했다. ‘QV 레버리지 은 선물(H) ETF’가 수익률 26.57%로 1위였다. ‘한투 레버리지 은 선물(25.29%)’, ‘신한 레버리지 은 선물(H)(24.67%)’ ‘메리츠 레버리지 은 선물(H)(24.28%)’ 등을 비롯해 수익률 상위 6위까지 은 선물 ETN이 이름을 올렸다.

레버리지를 제외한 은 ETN도 ‘신한 은 선물(H)(13.14%)’, ‘삼성 은 선물(H)(12.29%)’, ‘한투 은 선물(11.88%)’ 등 양호한 수익률를 기록했다. 은 선물에 이어 인버스 코스닥150과 레버리지 구리 선물, 천연가스 선물 등도 강세를 보였지만 이들 ETN 수익률은 10~15%대로 은 선물에 근접하지 못했다. 금 ETN도 ‘신한 레버리지 금 선물’이 12.79%), ‘KB 레버리지 금 선물’이 10.70% 등 은 ETN에 비해 상승률이 절반 수준에 그쳤다.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은 선물 가격은 온스당 28.05달러에 마감했다. 2021년 6월 이후 최고치로, 올해 들어서만 17% 넘게 올랐다. 은값 급등은 수요 확대 영향을 받은 측면이 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은 가자지구 전쟁과 연말 미국 대선 등으로 국제 정세 불확실성이 커지자 각국 중앙은행은 금과 함께 은 수요를 늘렸다.

미국이 경기 지표 호조를 나타내고 중국 경기 회복 조짐이 고개를 든 영향도 있다. 은은 구리와 함께 산업용 수요가 큰 대표적 금속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면서도 경기에 민감한 위험자산으로서 성격도 보유한 은의 양면적 특징이 발휘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금과 구리의 특성을 공유하면서도 금 대비 저가 매력을 보유한 은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 중”이라며 “‘에브리싱 랠리’가 용인되는 통화정책 환경이 유지되는 한, 은 가격 강세 전망도 유효하며 단기적으로 온스당 30달러와 35달러 돌파를 목표로 하는 투자자들의 은 매수세 지속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은값이 고점에 못 미쳤다는 판단에 은 투자 관심이 높아졌지만, 관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특히 미국 금리 인하가 단행되거나, 중국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는 등 세계 경제 추이를 확인해 투자해도 늦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침체 리스크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오재익 KB증권 연구원은 “은은 금에 연동해 더 큰 상승과 하락을 보이는 금의 레버리지 성격 상품으로 여겨진다”며 “금의 장기 상승을 전망하는 만큼 이에 연동하는 은 가격도 장기적으로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금리 인하 이후 중국 경기 개선 가시화를 포함한 글로벌 경기 회복 국면 진입 여부 확인 후 투자가 효율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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