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가 그리는 전기차의 정수…BMW i5

입력 2024-04-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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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5, BMW 5시리즈 첫 전기차로 출시돼
전통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디자인 적용
강력한 운동 성능에 안락함까지 잡아내

▲BMW i5 eDrive 40 외관 디자인. (사진제공=BMW코리아)

BMW 5시리즈의 첫 전기차. BMW i5를 설명하는 한 문장이다. 문장은 짧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도 BMW의 한 축을 맡고 있는 5시리즈의 전기차 시대를 여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는 BMW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지, i5를 통해 BMW의 미래를 그려본다.

새로운 형태의 키드니 그릴…BMW의 과거·미래 모두 담은 디자인

▲BMW i5 eDrive 40에 적용된 아이코닉 글로우. 어두운 상황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사진제공=BMW코리아)

BMW 5시리즈가 전반적으로 차체를 키운 만큼 i5도 ‘준대형’ 차급이 어울리는 충분한 크기를 갖췄다. i5의 차체는 전장 5060mm, 전폭 1900mm, 전고 1515mm, 휠베이스(축간거리) 2995mm다. 현대자동차 그랜저(GN7)보다 전장, 전고, 전폭 모두 조금씩 더 크다.

외관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BMW의 상징과도 같은 ‘키드니 그릴’이다. 전기차 시대로 넘어오며 내연기관차의 상징인 전면 그릴을 새로운 형태로 만드는 브랜드도 있지만 i5는 전통을 계승하는 쪽을 선택했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에 맞춰 ‘키드니 아이코닉 글로우’로 새로운 디자인도 선보인다. 그릴의 형상을 따라 조명을 배치해 어두운 곳에서도 BMW의 모델이라는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낸다.

▲BMW i5 eDrive 40 측면 디자인. 차체를 키우면서도 스포티한 비율이 눈에 들어온다. (이민재 기자 2mj@)

측면에서는 BMW 특유의 스포티한 비율이 눈에 띈다. 중후한 멋을 드러낸다기보단 세련되고 달려나갈 듯한 느낌이다. 불필요한 디자인적 요소를 모두 없애며 깔끔한 느낌도 더해졌다. 하단 캐릭터라인은 뒷바퀴를 향해 솟아오르는 형태를 적용했다. 전용 휠이 제공되는 점도 i5의 디자인적 장점 중 하나다.

▲BMW i5 eDrive 40 1열 디자인. 전반적으로 수평 형태에 디자인을 구성했다. (이민재 기자 2mj@)

실내로 들어오면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를 합친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온다. 디스플레이 근처에 위치한 물리버튼은 최소화됐으며 기어 노브는 스위치 방식의 새 구조가 적용됐다.

▲BMW i5 eDrive 40 2열. 긴 휠베이스를 확보한 만큼 앞뒤 거리는 충분하지만 머리 공간은 넓다고 보기 어렵다. (이민재 기자 2mj@)

2열 공간감은 적당한 수준이다. 덩치가 큰 성인이 타기에는 전고가 다소 낮은 듯한 느낌이 있지만 평균 키의 남성이 앉기에는 부족하지 않다. 휠베이스가 3m에 가까운 만큼 앞뒤 거리는 충분하다. 트렁크 공간은 꽤나 깊게 만들어져 있지만 넓다고 말하기엔 다소 아쉽다. 커진 차체를 적재 공간보다는 탑승 공간에 할애한 느낌이다.

i5(eDrive40 모델 기준)의 가격은 9390만 원~1억170만 원이다.

폭발력 갖추고도 편안함·정숙함 모두 잡아낸 주행

▲BMW i5 eDrive 40 주행 이미지. 전기차 특유의 가속감을 보이면서도 고급 세단과 같은 정숙함, 안정성이 강조된다. (사진제공=BMW코리아)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달리 주행 시작부터 폭발적인 가속이 가능한 만큼 ‘폭발력’ 자체는 거의 모든 전기차가 갖는 특징이다. 이를 고려했을 때 i5의 주행에서 가장 큰 장점은 ‘정숙성’이다. 전기차 특유의 가속력을 보여주는 와중에도 고급 세단과 같은 편안함이 느껴지는 것이다.

제원상 i5(i5 eDrive40 기준)는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는 40.8kg·m,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6초의 성능을 자랑한다. 1개의 전기 모터만으로도 실생활에는 차고 넘치는 성능을 보이는 셈이다.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21인치 휠 기준 384km로, 국내 판매 사양인 19, 20인치 휠을 적용하면 400km를 넘긴다.

▲BMW i5 eDrive 40 후면 디자인. 가로형 리어램프와 트렁크 조작부(손잡이) 부분을 일직선으로 이은 듯한 디자인이다. (사진제공=BMW코리아)

초반 가속 구간에서는 계기판을 통해 원하는 속도까지 빠르게 올라가는 숫자를 확인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바퀴를 더 빠르게 굴리는 가속 상황에서도 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시속 100km 수준으로 속도가 붙어도 도로에서 느껴지는 소음, 진동은 없다. 도로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수준을 보인다면 주행으로 인한 불편감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풍절음 역시 일상적인 속도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엔진 소리가 없어 심심하다면 음악계 거장 한스 짐머의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을 통해 가상의 엔진음을 활용하는 것도 사소한 재미다.

속도를 꽤나 붙인 상태에서 방향 전환, 코너링도 훌륭하다. BMW 특유의 전후 50:50 무게 배분은 물론 배터리 장착으로 인한 낮은 무게 중심으로 바닥에 붙어서 달린다는 느낌이다. 후륜에 적용된 에어 서스펜션도 전반적인 승차감 개선에 영향을 끼친다.

‘BMW가 그리는 전기차’ 녹여낸 i5

▲BMW i5 eDrive 40 정측면 디자인. BMW의 스포티한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아이코닉 글로우로 새로운 정체성을 더했다. (사진제공=BMW코리아)

i5의 굵직한 방향성은 BMW 특유의 디자인과 역동적인 주행 성능 계승이다. 동시에 아이코닉 글로우 등의 요소를 통해 새로운 요소를 하나, 둘 더해가며 새로운 시대의 문법을 다시금 정의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i5는 5시리즈의 전기차 전환을 알리는 성공적으로 알리는 선봉장이다. 내연기관차의 강자로 군림한 BMW가 전기차 시대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 보여줄 것인지 i5에 섬세하게 녹여냈기 때문이다. BMW의 감성을 담은 전기차를 찾는다면 답은 어렵지 않다. i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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