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몰고간 '수사정보 유출'...변협 "경찰상부 연루가능성, 검찰이 수사해야"

입력 2024-03-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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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열린 사법인권침해 조사발표회에서 대한변호사협회 김대규 인권위원장이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협회는 인권위원회 위원들을 중심으로 사법인권침해조사단을 구성해 석 달 동안 언론보도 내용 및 법령을 분석하고 경찰 수사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 및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해 조사했다. (연합뉴스)
대한변호사협회가 고(故) 이선균 배우의 경찰 수사정보 유출과 관련해 “경찰 상부가 정보 유출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경찰 내부보다 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대한변협은 19일 오후 서울 서초 대한변협 세미나실에서 ‘사법인권침해 조사발표회’를 열고 배우 이선균의 경찰수사 과정에 관한 자체 조사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김대규 대한변협 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고 이선균 배우 사건 내사 단계부터 경찰 내부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정보가 지속적으로 누출되고 언론에 무차별적으로 보도됐다”면서 “수사정보 유출이라는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형법상 피의사실공표죄, 공무상비밀누설죄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배우 이선균 사망 직후 경찰의 수사진행보고서 원본이 찍힌 사진이 모 언론에 공개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내부자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자료가 사진으로 찍혔다는 건 (경찰) 내부자가 유출목적으로 기자에게 원본을 제시했기 때문 아닌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또 “현재까지 제대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관련자의 형사처벌을 촉구하고 이와 별개로 국가공무원법, 경찰수사준칙 등을 위반한 이유를 들어 징계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도 자성을 촉구한다”면서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이라는 이유로 경쟁적으로 자극적인 제목과 추측성 보도를 쏟아내면서 보도의 대상이 보도의 대상이 된 개인의 추락을 유흥거리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0월 18일 인천지방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내부보고용 마약사범 수사 관련 보고서에 이선균을 포함했다.

바로 다음 날인 19일 이 내용이 특정 언론에 “톱스타 L씨”라는 제목으로 보도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해당 보도는 실명은 밝히지 않았지만 데뷔연도, 데뷔작 장르와 송출된 방송국 등 당사자를 특정할 만한 정보를 공개했다.

대한변협은 내사 단계에 불과했던 당시 내용이 외부로 알려진 만큼 이 시점부터 공무상 비밀이 누설됐다고 봤다.

이선균이 피의자로 전환돼 수사를 받기 시작한 뒤에도 소환일자, 진술 내용, 이선균을 협박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의 직업이나 연령대 등 수사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구체적인 정보가 언론에 지속적으로 노출됐다는 점도 짚었다.

김 위원장은 “실제 사실과는 다른 내용이 경찰 관계자를 출처로 보도되기도 했다”면서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현저하게 훼손하는 정보이자 적법절차가 아닌 여론재판 분위기를 형성해 적절한 형벌권 실현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정보”라고 비판했다.

대한변협은 고 이선균 배우 사건 이후 김 위원장을 포함한 협회 소속변호사 9명으로 사법인권침해조사단을 꾸렸고, 지난 세 달 간 수사정보 유출 일지를 작성하고 관련자 등을 면담하는 방식으로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사에 참여한 백종건 변호사는 이날 발표회 말미 “경찰 내부가 어디까지 (수사정보 유출에) 연루됐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것이 오히려 더 투명하고 국민의 의심도 받지 않는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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