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훈 예보 사장 “SVB·CS 사태 순식간에 발생…신속한 정리 제도 위해 힘쓸 것”

입력 2023-12-08 15:15수정 2023-12-0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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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송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예보)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8일 부실 금융회사를 신속하게 정리해 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도록 당국과 상의해 내년에 이를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예보 3개년 비전 및 2023년 주요 경영성과를 제시하며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와 스위스의 크레딧스위스(CS) 사태가 주는 공통적인 함의는 금융사의 부실을 검증하고 확인하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30년 전 외환위기 때 만들었던 금융사 정리제도를 정부 당국과 상의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새롭게 탈바꿈하려 한다”고 말했다.

예보는 올해 금융당국, 한국은행 등과 함께 저축은행권 유동성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는 ‘예수금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시작으로 전 부보금융사의 예금 변동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별도보호한도 적용 대상을 확대했다. 일반 금융상품과 일부 퇴직연금에 각 5000만 원 내로 보호됐던 것을 연금저축, 사고보험금,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까지 대상을 추가한 것이다. 착오송금 반환지원 개선도 올해 성과 중 하나다. 유 사장은 “국민들의 인기가 뜨겁다. 특히 외국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다. 디지털화의 부작용을 축소해주는 대표적인 제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예보의 3개년 비전 중 경영혁신으로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경영 글로벌 스탠다드 구현 △고품질 내부통제 시스템 △디지털 전환을 꼽았다. 내부통제와 관련해 부보금융회사에 모범을 보일 것을 강조했다. 그는 “예금보험제도에 있어서도 부보회사의 내부통제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기금을 관리하고 부보회사를 모니터링하는 예보 자체 내부통제 시스템도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의 마음가짐으로 △Fight Tonigt △신속한 위기대응체계 개발 △튼튼한 대외협력체계 구축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강조했다. 특히, 저축은행 사태를 반성하며 정리 시스템을 추가로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신속한 정리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과 불이익을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완화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보 혼자서는 정리 제도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금융, 비금융, 공공기관 등과 협조해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고통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금융안정 관련 정책도 끊임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SVB 파산 이후 정부는 금융사에 부실이 발생하기 전 선제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안정계정’을 올해 안에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 문턱도 넘지 못하며 연내 도입 계획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유 사장은 ”아직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마지막 남은 법안소위에서도 좋은 논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전사적으로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금보험 한도를 증액하는 건 정부의 역할이라고 답했다. 올해 새마을금고 사태 등을 겪으며 예금보험 한도를 1억 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지만 국회, 학계 등에서 소비자 비용 전가, 2금융권 쏠림 우려 등을 이유로 현행 5000만 원을 유지하는 쪽으로 일단락됐다.

유 사장은 “예금보험 한도는 현재 시행령으로 조정이 가능한 건이기 때문에 정책당국이 오픈엔드(열린 결말)로 보며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장기적으로 대처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예보는 항상 준비된 상태로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유 사장은 줄줄이 무산된 MG손해보험 매각, 서울보증보험 상장 건에 대해선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MB손보의 경우 3분기부터는 여러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 “서울보증보험도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상의할 부분이지만 IPO든 아니든 매각의 방법을 다양하게 찾아서 내년에도 끊임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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