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리, 트럼프 시위 대처 질문에 21초간 말문 막혀

입력 2020-06-0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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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짙은 한숨 내쉬어…고심 끝에 트럼프 직접 언급 피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일(현지시간) 오타와의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타와/AP뉴시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종차별 항의 시위 대처와 관련한 질문에 21초간 말문을 열지 못했다고 2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뤼도는 수도 오타와의 총리 관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트럼프가 폭력을 진압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할 것이라고 위협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기자의 질문은 구체적으로 “그동안 총리는 미국 대통령의 언행에 대한 언급을 꺼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겨냥해 군사적 행동을 거론하고 있다. 전날은 시위대에 최루탄을 발사해 트럼프 자신이 사진 촬영하러 가는 길을 열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였다.

이 질문에 트뤼도 총리는 정면을 응시한 채 침묵하다가 작은 소리로 “하”라고 한숨을 내쉬는 등 진땀을 빼는 모습이 역력했다.

21초의 침묵과 고심 끝에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공포와 경악 속에서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지켜보고 있다”며 “지금은 사람들을 하나로 모을 때이며 경청해야 할 때다. 수십 년에 걸친 진보 속에서도 불의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시간”이라고 답했다. 이어 “캐나다도 인종차별을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부총리도 트럼프의 시위 대처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자 총리와 마찬가지로 조심스럽게 답했다. 그는 “캐나다 정치인이자 리더로서 나의 초점은 캐나다에 있다”며 “인종차별이 캐나다에서도 문제이며 흑인 캐나다인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우리의 임무”라고 말했다.

오타와, 토론토, 몬트리올 등 캐나다 주요 도시에서는 지난주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에 의해 사망한 것과 관련해 인종차별 항의에 연대하는 의미로 시위가 벌어졌다.

트뤼도 총리는 그동안 트럼프를 비판하는 걸 매우 조심스러워했다. 캐나다는 미국에 수출의 75%를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두 정상 관계가 매끄러운 것은 아니다. 캐나다 퀘벡에서 2018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트뤼도 총리가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자 트럼프는 “트뤼도가 나약하고 정직하지 않다”고 비난하면서 “캐나다에 자동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지난해 말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당시 트뤼도 총리가 프랑스, 영국 정상과 함께 트럼프를 뒷담화하는 영상이 공개돼 트럼프가 “위선적인 사람”이라고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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