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개발한 국산 '에크모', 폐이식 환자 치료에 첫 성공

입력 2020-04-08 08:38수정 2020-04-0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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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MO 국산화 위해 분당서울대병원ㆍ서울대 의대ㆍ서강대ㆍ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팀 장비개발

▲분당서울대병원 등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국산 에크모(ECMO)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이 공동 개발한 국산 체외막산소공급장치 '에크모(ECMO)'가 폐이식 환자 치료에 처음 적용돼 파일럿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에크모는 몸 밖에서 인공 폐와 혈액펌프를 통해 혈액에 산소를 공급한 후 그 혈액을 다시 환자의 체내에 넣어주는 기기다. 체외막을 통해 산소를 공급해주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주는 폐와 심장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첨단 의료기기로 중증의 심부전증, 폐부전증 환자의 치료에 사용된다.

2015년 메르스 사태로 많이 알려지기 시작해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는 에크모는 중증 심폐부전 환자의 치료와 이식수술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 기준으로는 약 350여대가 환자치료에 쓰이고 있지만, 장비 및 재료를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자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비용 부담이 돼왔다. 뿐만 아니라 생명유지에 가장 중요한 심장과 폐의 기능을 대신하는 만큼, 안전성과 정확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국산화 시도 의미가 매우 큰 의료장비다.

이러한 ECMO의 국산화를 위해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서강대학교, 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팀은 장비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지난해 10월 최종적으로 국산 ECMO 시스템에 대한 시제품을 완성했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행하고 있는 의료기기 안전성 및 유효성 평가 가이드라인에 따라 ‘임상시험계획승인’을 획득해 임상시험을 개시했다.

이렇게 개발된 국산 ECMO 시스템은 지난해 12월 13일 급성 호흡부전으로 폐 이식이 필요한 환자의 치료에 첫 적용돼 파일럿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약 3주간의 교량치료를 받았으며, 지난 1월 3일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팀의 집도로 폐 이식 수술을 받았다.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그 동안 국내에서는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원심성혈액펌프의 기초설계에서부터 제작에 이르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혈액산화기 제작기술 노하우 확립, 심폐순환보조장치의 구동과 제어, 모니터링을 위한 전자제어장치의 제작 및 프로그램 개발 등의 기술적 성과도 달성했다. 장비 개발과정에서 다양한 심폐부전 동물모델의 개발과 같은 전임상연구 분야에서의 발전도 중요한 성과로 발표됐다.

이번 개발은 전체 에크모 시스템을 구성하는 혈액펌프, 산화기, 혈액회로, 구동 및 제어장치 중에서 산화기와 캐뉼라를 제외한 기기가 국내 개발품으로 구성됨에 따라 약 70% 정도의 국산화율을 달성했다. 향후 산화기의 국산화 개발에 대한 후속연구가 완료되면 전체 시스템의 국산화율 95% 정도가 달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책임자인 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 교수는 "중환자 치료의 필수장비인 ECMO 국산화를 통해 우리나라도 복합고부가가치 의료기기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며, "향후 정부 연구비 지원도 성공여부를 떠나서 좀 더 도전적인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지원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중 ‘미래융합 의료기기개발’ 분야의 '스마트 올인원 심폐순환보조장치 개발'(연구책임자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 실무총괄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조영재 교수, 세부과제 책임자 서울대학교 김희찬 교수, 서강대학교 허남건 교수, 서울아산병원 황창모 교수) 과제로 분당서울대병원 주도 하에 2014년 6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5년간 50여억 원의 정부출연금을 지원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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