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증시는 딴 세상...“근거없는 낙관론 경계” 지적

입력 2020-02-1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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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다우존스 추이.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도 불구하고 세계 주요증시가 날아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시장의 움직임에 근거가 있다는 분석과 함께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는 경계론도 나온다.

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지난주 다우지수는 1%, S&P500지수는 1.6% 상승한 채 마감했다. 지난 12일에는 미국 주요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4일 유럽 증시의 스톡스600지수는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1월 말, 2만3000엔에서 빠졌다가 반등해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상하이종합지수조차 지난주 1.4% 올랐다.

코로나19로 인한 확진자와 사망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유럽과 대만에서 첫 사망자가 나오는 등 감염병 확산세가 여전한데도 증시는 딴 세상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현상의 배경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시장의 과도한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피터 부크바르 블리클리어드바이저리그룹 최고투자책임자는 “무슨 일이 벌어져도 연준이 시장을 구할 것이라는 절대적인 믿음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세계 경제 침체가 우려될 때마다 연준은 구원투수로 나섰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세계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9월 레포에 이상이 발생하자 단기채권 구매로 금리 안정을 꾀했다. 이후 S&P500지수는 12% 이상 상승했다. 시장은 이번에도 연준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보유자산(밸런스시트) 축소를 종료할지 주목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의 예상을 뛰어넘은 1분기 실적도 시장의 경계심을 낮춘다.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 여파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놨다. 팩트셋에 따르면 실적을 발표한 S&P500지수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 77%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을 넘어섰다. 게다가 소수 기업들만 올해 1분기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러한 상황이 코로나19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다.

학습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당시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이던 중국 증시는 이후 반등해 빠르게 회복됐다. 올해 초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흔들렸던 글로벌 증시도 불과 며칠 만에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장이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2003년 당시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확대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미국과 맞먹고 세계 시장점유율은 당시보다 4배 증가했다. 17년 전과 단순 비교로 시장이 계속 오름세를 탈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경솔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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