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쌍용차 발목 잡은 '4無'…다양성ㆍ수출ㆍ투자ㆍ신차

입력 2020-02-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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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0-02-09 17:00)에 Channel5을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티볼리, 소형 SUV 시장 개척했지만 경쟁 차종에 판매 감소…신흥국에 의존한 수출도 급감

쌍용차는 자신을 'SUV의 명가'라고 자부한다. 지금처럼 SUV가 인기를 끌기 전 무쏘, 코란도, 카이런, 로디우스, 픽업트럭 스포츠 모델 등 중대형 SUV를 연이어 내놓으며 얻은 '브랜드 가치'였다. 문제는 이 시장이 일종의 '니치마켓' 즉, 틈새시장이었다는 점이다. 인도 마힌드라 그룹에 인수된 후 빠르게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미래 차종으로 발을 뻗었어야 했다. 그러나 대주주의 투자지연, 우유부단한 내부의사 결정 등으로 가성비가 좋은 소형 SUV 티볼리의 성공은 오히려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쌍용차를 백척간두의 위기에 올려놓고 말았다.

◇독 된 'SUV 올인' 전략=2015년 쌍용차는 티볼리를 선보이며 국내 소형 SUV 시장의 문을 열었다. 1600만~2300만 원대의 가격대에 준수한 연비와 디자인, 첨단 안전사양으로 젊은 소비층의 인기를 끌며 출시 이듬해인 2016년 5만6000대 넘게 판매됐다. 티볼리의 인기에 힘입어 쌍용차는 같은 해 9년 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소형 SUV 시장의 가능성을 인지한 현대ㆍ기아차는 니로와 코나, 스토닉, 베뉴, 셀토스에 이르는 소형 제품군을 발 빠르게 선보였다. 티볼리 판매량도 2017년 5만5280대에서 지난해 3만5428대로 줄었다. 한국지엠(GM)이 경쟁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한 지난달에는 티볼리 판매량이 1607대에 그쳤다. 티볼리 출시 이후 월 판매량이 2000대 아래로 내려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최근 한국지엠(GM)이 미국에서 직수입한 픽업트럭 콜로라도는 렉스턴 스포츠를 위협하고 있다. 결국, SUV에만 집중한 개발 전략이 경쟁사에 빠르게 잠식당하며 위기로 이어졌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내수시장에서 누려왔던 SUV 니치마켓 플레이어로서의 강점이 경쟁사들의 신차 출시로 약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급감한 수출, 신흥국 의존도 높은 결과=쌍용차는 2014년까지 수출이 내수보다 많았다. 2011년에는 7만3630대를 수출하며 내수(3만8651대)의 두 배 이상을 해외에 팔았다. 하지만, 2015년부터 수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2013년 7만8740대에 이르던 수출은 지난해 2만5010대로 떨어졌다.

원인은 수출 대상 국가의 경기 침체였다. 쌍용차는 주요 수출국이 러시아, 이란, 브라질 등 신흥국에 집중됐다. 수출이 가장 많았던 2013년을 기준으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유럽 기타(러시아 등) 53% △중남미 17% △아시아 9% 등 신흥국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2013년 이후 이들 신흥국은 세계 경기 침체와 정치적 불안정을 겪으며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했다. 신흥국 의존도가 높던 쌍용차에는 직격탄이었다.

서방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에는 2013년 3만4000대 가량을 팔았지만 작년에는 4대에 불과했다. 다른 주요 수출국이던 이란 역시 미국의 경제제재가 부활하며 수출길이 막혔다.

◇대주주 마힌드라의 투자=인도의 마힌드라는 2010년 5225억 원에 쌍용차를 인수한 뒤 지금까지 약 1조 원을 투자해왔다. 대주주 마힌드라의 투자 덕에 티볼리 개발을 이뤄내는 등 성과도 분명했다. 그런데도 투자액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여전히 나온다.

쌍용차는 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매년 연구개발비를 늘리고 있다. 2016년 1555억 원이던 연구개발비는 2018년 2016억 원으로 2년 만에 30% 늘었다. 현대ㆍ기아차에 비하면 적지만, 쌍용차의 매출 규모를 고려하면 큰 지출이다.

쌍용차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2016년 4.2%에서 2019년 상반기 5.5%까지 올랐다. 현대ㆍ기아차는 이 비율이 2~3% 수준이다.

지난달 방한한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2300억 원 규모의 투자 의지를 전달했지만 '산업은행의 지원'을 투자 조건으로 내걸었다. 2300억 원은 쌍용차가 지난해 1~3분기 투자한 연구개발비(2510억 원)보다 적은 액수다. 쌍용차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추가 투자에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쌍용차 전기차 콘셉트카 ‘e-SIV’ (사진제공=쌍용차)

◇신차와 미래차=쌍용차는 올해 내놓을 신차가 없다. 상품성 개선 모델의 출시 가능성만 나오는 상황이다. 2021년 출시 예정이던 신형 무쏘 개발도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경영실적 발표 자료를 보면 향후 2~4년 내 새로운 RV 모델을 내놓겠다는 중장기 계획만이 담겨있다.

전기차(EV)나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도 아직 출시하지 못했다. 국내 완성차 5사 중 친환경차가 없는 건 쌍용차가 유일하다.

내년에 코란도 기반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은 갖고 있다. 하지만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전기차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만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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