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중국, 세계 최대 규모 재택근무 시험 케이스로

입력 2020-02-0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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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생산성 확인할 좋은 기회…사무실 공유에는 악영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 출신의 한 여성이 1월 31일(현지시간) 베이징의 자신의 집에서 격리된 채 책을 읽고 있다. 베이징/AFP연합뉴스
후베이성 우한을 진원지로 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재택근무 시험 케이스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으로 중국에서 재택근무가 더는 특권이 아니라 필수적인 요건이 됐으며, 이에 많은 기업이 가상세계에서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을 알아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소개했다.

공장과 상점, 호텔과 레스토랑이 문을 닫으면서 중국 도시 대부분은 ‘유령도시’처럼 변했다. 그러나 많은 기업 직원이 굳게 닫힌 자신의 집에서 일상 업무를 하고 있다.

인터퍼블릭그룹 산하 중국 상하이 소재 광고대행사인 리프라이즈디지털의 앨빈 푸 매니징 디렉터는 “대규모 재택근무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이는 사람들이 모여 직접적으로 브레인스토밍(아이디어 모집)하는 일이 많은 광고대행사에는 쉽지 않은 일이다. 화상채팅과 전화통화 등을 통해 업무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중앙정부가 연장한 춘제(설날) 연휴는 2일까지여서 이날 중국증시가 문을 열고 기업들이 업무를 재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방정부 상당수가 자체적으로 춘제 연휴를 더 늘린 상태이고,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 기업들은 반강제적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재택근무 실험에 돌입하게 됐다.

화상채팅 앱으로 그룹별 토론이나 고객과의 회의가 이뤄지면서 ‘위챗 워크(WeChat Work)’나 ‘바이트댄스 라크(Bytedance Lark)’ 등 관련 생산성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효과를 검증할 기회도 생겼다.

현재 중국 금융 중심지인 홍콩과 상하이의 금융기관과 법률사무소 등에서 근무하는 화이트칼라 직원들이 중국 전역에 뿔뿔이 흩어진 상태다. 한 홍콩 은행가는 “해외에 휴가 나와 있는데 이를 연장할 것”이라며 “노트북과 전화가 있어 어디에서든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객과 직접 만나 회의하는 것은 거의 사라진 상태다.

재택근무 직원들에게 가장 불안한 요인 중 하나는 신종 코로나 상황의 급속한 변화로 매일 기업 지시사항이 변경된다는 점이다. 당초 지난달 31일 춘제 연휴에서 복귀하기로 돼 있던 베이징 하얏트호텔의 한 직원은 휴일이 3일까지로 연장됐다고 들었으나 다시 이틀을 더 집에 있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회사 지침은 10일까지 연장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는 매일 아침 회사에 자신의 위치와 체온 등 몸 상태를 보고해야 한다.

일부 경영자는 재택근무가 생산성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일 수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2015년 연구에 따르면 중국 여행사 씨트립 콜센터 직원들의 생산성은 재택근무 시에 평소보다 13% 향상됐다. 집에서 근무하는 게 더욱 안정된 환경을 조성해 쉬는 시간이 오히려 줄었기 때문.

한편 블룸버그는 이번 사태가 재택근무를 대규모로 시험할 좋은 기회이지만 사무실 공유와 같은 새로운 경영 실험에는 위협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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