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회장 항소심 시작…검찰 “유상감자 악용 법리 시정돼야”

입력 2020-01-22 13:22수정 2020-01-2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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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 회장

200억 원대 횡령ㆍ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조현준(52) 효성그룹 회장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이 “원심판결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오석준 부장판사)는 2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의 항소심 1차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원심은 외국계 투자자의 손실을 피지배회사에 전가한 정황은 인정하면서도 유상감자의 경우 증액이나 감액을 해도 회사에 손해가 발생할 수 없다는 법리를 취했는데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원심판결은) 유무죄를 떠나서 자칫하면 유상감자 자체가 여러 가지로 악용될 수 있는 법리이기 때문에 이 부분만큼은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유상감자 그 자체로 회사에 50억 원 이상의 손해를 끼친 게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2013년 7월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 상장 무산으로 외국 투자자의 풋옵션 행사에 따른 투자지분 재매수 부담을 안게 되자, 그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이 대주주인 GE로부터 주식가치를 11배 부풀려 환급받는 혐의로 2018년 1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로 인해 GE는 약 179억 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지난해 9월 조 회장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GE와 관련한 179억 원의 배임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유상감자 당시 GE 주주들에게 균등한 기회가 주어져 회사의 재산 보호 임무를 위배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회사가 주주 평등 원칙에 따라 동일한 비율로 유상감자를 할 때 회사의 재정 상황에 비춰 과도한 자금이 유출돼 현저한 지장이 초래되지 않는 한 신주 배정을 시가보다 높게 정했다고 해서 배임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효성과 계열사 효성인포메이션에 직원을 허위 등재하는 방법으로 급여 약 16억 원을 지급한 혐의도 받는다.

2008년 9월부터 2009년 4월까지 개인 소유의 미술품 38점을 효성 아트펀드가 비싼 가격으로 사들이도록 해 약 12억 원의 차익을 취한 혐의도 있다.

1심은 아트펀드를 이용한 배임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미술품의 가격을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이 아닌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했다.

결과적으로 200억 원대의 횡령과 배임 혐의 가운데 유죄로 판단받은 규모는 약 16억 원(급여 허위지급)의 횡령과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배임으로 판단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3월 25일 오후 2시 10분에 2차 공판기일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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