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적자늪' 현대로템 구조조정 본격화한다...非수익부문 '권고사직'

입력 2020-01-09 16:00수정 2020-02-1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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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 사업을 시작으로 철도ㆍ방산도 검토 중…향후 희망퇴직도

현대로템 새 수장인 이용배<사진> 대표이사가 조직슬림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본격화한다. 이는 수년 간 시달려온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이미 비(非)수익 사업부문 직원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단행 중이며 향후 일부사업 매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내 조직개편 및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알려진 이 대표가 최근 현대로템 대표로 선임된 배경에는 '능력 위주의 젊은 조직'을 추구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경영 방향과 맥을 같이 한다.

지난해 3월 현대로템 대표에 오른 이건용 전 대표는 9개월만에 물러났으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신임을 받아 온 우유철 전 부회장 역시 임명된 지 1년만인 지난달 퇴임했다.

9일 현대자동차 그룹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지난해 12월부터 플랜트 사업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해 이달 들어 마무리했다.

현대로템 사업부문은 크게 철도ㆍ방산ㆍ플랜트 3개로 나눠지며 직원 수는 총 3300여 명이다. 이 중에서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은 플랜트 사업부가 가장 먼저 자체적으로 스타트를 끊은 것이다.

플랜트 사업부 직원 수는 노조를 제외하면 약 400여 명으로 권고사직 대상은 이 중 △특정(비수익) 부분 직원 △1965년생 이전 출생자 △인사고과 성적이 낮은 직원이다.

위로금은 1년치 연봉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연내 권고사직이 한 차례 더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플랜트에 이어 나머지 철도, 방산 사업부문도 직원들 대상 권고사직도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업부문별 권고사직이 마무리된 후에는 매년 실시해오고 있는 희망퇴직이 올해도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그룹 내에서는 최종적으로 현대로템 전체 조직의 20% 가량이 축소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3년째 적자를 기록 중인 현대로템은 지난 한 해 동안만 1400억 원에 달하는 영업적자, 18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수년간 판매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현대자동차 여파로 공장 건설 등 일감이 줄어들었으며, 플랜트와 철도 부문의 저가수주, 신규사업 실패 등으로 인한 수천억원 규모의 손실 등도 회사 실적 악화에 직격탄을 날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로템이 플랜트 일부 사업을 현대차그룹 내 계열사 중 한 곳에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그룹 내부에서는 현대로템 사업 부문 매각 역시 M&A 전문가인 이용배 대표가 온 이유 중 하나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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