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닛산 前 회장, 보석 중 레바논으로 도주...일본 검찰 발칵

입력 2019-12-3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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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 회장이 일본을 빠져나가 레바논에 29일(현지시간) 도착했다. 레바논/AFP연합뉴스
특별배임죄 등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일본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던 카를로스 곤 닛산·르노 전 회장이 레바논에 입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일본 검찰이 발칵 뒤집혔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일본에서 도주해 중동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이날 도착했다. 현지 언론은 곤 전 회장이 개인 비행기로 터키를 경유해 전날 밤 입국했다고 전했다.

곤 전 회장은 올 4월 말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그 조건으로 해외 도항 금지 명령을 받았다. 이에 소지하고 있던 모든 여권을 변호인에게 맡겨뒀었다. WSJ는 어떤 경위로 일본을 떠났는지, 일본 당국의 감시를 어떻게 피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 지검 고위 관계자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보석 조건 변경은 들은바 없다”며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곤 회장은 보석 후 도쿄의 자택에서 지냈고, 가끔 변호사 사무실을 방문해 보석 조건의 범위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소식통은 “곤 전 회장이 일본에서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고 믿고 있었고, 결국 도주를 택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 유력 일간 르피가로는 “곤 전 회장이 (일본의) 사법제도에서 탈출했다”는 논평을 냈다.

곤 전 회장은 르노와 닛산, 미쓰비시 3사의 경영 통합과 합병을 반대하는 내부세력의 모략에 당했다면서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곤 전 회장은 수일 내에 레바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작스럽게 떠나게 된 경위를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에서 태어나 레바논에서 자란 곤 전 회장은 레바논과 프랑스 이중 국적을 갖고 있다. 다만 가족과 친지들이 레바논에 있고 개인적·사업적 이해관계도 많다. 그의 전처와 현 부인도 레바논 출신이다.

곤 전 회장은 유가증권보고서 허위 기재와 오만에 있는 지인에게 보낸 돈을 둘러싼 특별배임죄 등의 혐의로 지난해 11월 19일 도쿄에서 체포된 뒤 구속됐다. 올해 3월 6일에 한 번 석방됐지만, 4월 4일 도쿄지검 특수부가 특별배임 혐의로 다시 구속, 이후 같은 달 25일에 5억 엔(약 53억 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내년 4월에 열릴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당시 검찰은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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