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중국에 EUV 장비 납품 중단…반도체 굴기 전략 차질

입력 2019-11-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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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무역 갈등 벌이는 미국 의식한 조치인 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4월 26일 허베이성 우한에 위치한 우한신신반도체(XMC) 제조 공장을 시찰하는 모습. (신화/뉴시스)

세계 최대의 반도체 장비업체인 네덜란드 ASML이 반도체 성능을 높여주는 최첨단 장비를 중국에 납품하지 않기로 했다.

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ASML은 중국 최대의 파운드리 업체인 국영 SMIC에 올해말까지 제공하기로 했던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납품을 보류하기로 했다.

EUV 노광장비는 ASML이 독자 개발해 독점 생산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대체가 불가능하다.

EUV 노광장비는 기존에 사용되던 불화아르곤보다 반도체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 데 적합해 대당 가격이 10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는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올해 첨단제품 양산에 EUV 장비를 사용하기로 했다.

SMIC는 현재 회로선폭 14나노(나노는 10억분의 1m) 제품의 시험양산을 시작한 단계다.

EUV 기술이 필요한 단계인 7나노 이하 제품을 양산하지 못하지만, 삼성전자와 TSMC를 추격하기 위해선 EUV 노광장비가 필요하다.

ASML이 SMIC에 제품 납품을 보류한 배경에는 미ㆍ중 무역 마찰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ASML은 반도체 장비 부품의 약 20%를 미국 코네티컷주에 있는 자사 공장에서 생산한다.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미국 반도체 기업도 주요 고객이다.

작년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한 비중은 16%에 달해 미국으로부터 규제를 받게 되면 타격이 크다.

ASML의 조치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 계획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국 지도부는 작년 15%에 머문 반도체 자급률을 내년에 40%, 2025년에는 70%로 높인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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