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주의 덫‘에 걸린 텐센트…NBA 스트리밍에 주가 2% 급락

입력 2019-10-2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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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CTV 미방영과 대조되는 결정에 우려 커져…텐센트, 홍콩 논란 블리자드 지분도 보유

▲텐센트 주가 추이. 23일(현지시간) 종가 320홍콩달러. 출처 마켓워치
아시아 최대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중국 텐센트홀딩스가 ‘애국주의’의 덫에 걸렸다.

텐센트 주가는 23일(현지시간) 별다른 이유 없이 2% 이상 급락하는 수수께끼 행보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텐센트가 홍콩 시위사태와 관련해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 프로농구(NBA) 스트리밍 중계를 하기로 한 결정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텐센트 주가는 이날 홍콩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2.38% 급락한 320홍콩달러로 장을 마쳤다. 홍콩증시 항셍지수가 0.95%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두 배 이상이다.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전날까지 이틀간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홍콩과 상하이, 선전거래소를 연결하는 후강퉁, 선강퉁을 통해 텐센트 주식을 5400만 달러(약 633억 원) 순매도했다.

중국 국영 중국중앙(CC)TV는 아시아 시간으로 이날 열리는 NBA 개막전을 중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NBA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스포츠 중 하나다. 스포츠 채널인 CCTV5에서 지난 NBA 결승전 게임 시청자 수는 평균 2500만 명에 달했다. CCTV가 NBA 개막전을 중계하지 않은 것은 11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에서 이번 주 30차례 이상의 NBA 경기가 열리지만 CCTV에서 중계 일정이 잡혀 있는 것은 단 한 건도 없다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CCTV와는 반대로 텐센트는 NBA 개막전을 스트리밍 중계하기로 결정했다. 5억 명에 달하는 중국 NBA 팬들의 열망을 외면하기는 어려웠기 때문.

NBA 휴스턴 로켓츠 단장인 대릴 모리의 홍콩 시위 지지 트위터 트윗으로 중국에서 보이콧 움직임이 거세게 일어났다. 중국시장에서의 NBA 스트리밍 생중계 판권을 갖고 있는 텐센트도 보이콧에 동참했지만 지난 14일 시범경기를 중계하면서 스트리밍을 재개했다.

중국이 NBA 중계를 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이 1999년 구(舊) 유고슬로비아 주재 중국대사관을 오폭했을 때와 2001년과 2008년 남중국해를 놓고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됐을 당시 NBA 중계가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결국 텐센트가 중국 국영언론과 다른 행보를 취한 것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산 것으로 풀이된다. 또 텐센트는 홍콩 민주주의 운동을 지지한 프로게이머에 징계를 가해 논란을 빚은 게임업체 블리자드 지분도 보유하고 있어 더욱 곤란한 상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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