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인싸 따라잡기] "이 좋은 걸 어르신들만 보고 있었네"…‘씨름’의 화려한 부활

입력 2019-10-11 17:04수정 2019-10-11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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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유튜브, 왜 나에게 이거 추천한거야?… 고마워!”

유튜브 알고리즘의 ‘묘한 추천’에 감사함을 연신 표하는 댓글들이 이어진다. 1년 전 영상에 달린 무수한 최신 댓글들. 평소 같았으면 무관심의 대상이었는데, 누를 수밖에 없는 섬네일로 우리에게 다가온 그 영상. 바로 ‘씨름’이다.

유튜브 ‘KBSN’ 채널이 2018년 8월 게재한 ‘제15회 학산배 전국장사 씨름대회-단체전 결승’ 영상은 현재 조회 수 200만을 바라보고 있다. 철 지난 어르신들의 스포츠라고 생각했던 씨름의 화려한 부활이 아닐 수 없다.

갑자기 유튜브 추천 영상에 등장한 씨름은 건장한 두 청년이 마주 보고 있는 섬네일이 그 시작이었다. ‘나도 모르게 저절로’ 누르게 만들었다는 이 마성의 섬네일이 조회 수 200만을 가능케 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그 청년들은…아이돌 가수들에겐 볼 수 없었던 강인함과 다른 운동선수에게선 느끼지 못했던 흐뭇함까지 모든 걸 가능하게 했다. 그야말로 ‘씨름계 아이돌’의 탄생이다.

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행복한 감정을 숨기지 못한 이들은 영상 가득 넘쳐났다. 댓글에 대댓글, 대대댓글이 초 단위로 달리기 시작한 것.

“이 좋은걸 할배들만 보고 있었네”, “몰랐는데 나 좋아하네. 씨름”, “조만간에 씨름판에 대포 카메라 등장한다”, “돌쇠를 사랑하던 마님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넘치다 못해 약간은 과격한 사랑 고백이 쏟아진다. 이제 씨름은 어르신들만의 것이 아닌, 아이돌 ‘대포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이들의 ‘애정하는 것’에 합류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젊은 세대에게 씨름은 현재 인기 방송인인 강호동의 예전 직업 정도였다. 엄청난 덩치를 자랑하는 ‘과체중’ 남자들이 누가 더 힘이 센가를 겨루는, 도무지 흥미가 생기지 않는 ‘옛날 경기’라는 이미지가 박혀있던 탓이다.

하지만 시선을 사로잡은 이 씨름 영상은 그 덩치 큰 아저씨들은 찾아볼 수 없다. 적당하면서도 탄탄한 근육질의 아이돌급 훈훈한 외모의 소유자들이 대거 등장한다.

씨름의 세대교체, 더는 뚱뚱한 것으론 명맥을 이어갈 수 없다는 노력의 결과가 바로 이들이다.

씨름은 몸을 쓰는 경기이기에 체중과 힘이 비례할 수밖에 없다. 승리를 위해선 체중이 점점 비대해졌고, 기술이 아닌 힘이 경기를 좌우하게 됐다.

둘 중 더 큰 선수가 힘으로 누르는 경기가 이어지다 보니, 당연히 흥미는 떨어졌고 관객들은 줄어드는 것이 당연지사. 이를 극복하고자 씨름계는 무제한이었던 체중에 ‘상한제’를 도입했다. 한때 200kg을 넘어섰던 씨름 선수의 체중은 현재 140kg이 최대치다.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힘이 아닌 기술로의 전환을 꾀하면서 씨름의 인기 체급은 과거 거구들의 경기인 백두급(105kg 이하), 한라급(105kg 이상)에서 태백급(75kg 이하), 금강급(85kg 이하)으로 옮겨갔다.

태백급, 금강급의 선수들은 체중이 적은 대신 빠른 기술과 순발력을 주 무기로 삼았고, 이를 더 보완하기 위해 탄탄한 근육질의 몸을 만들었다. 이런 선수들이 씨름의 폭발적인 조회수를 완성케 한 것.

씨름협회도 이 같은 인기에 발맞춰 ‘실전 근육’을 가진 훈훈한 선수들을 ‘홍보 영상’에 투입했다. 결과는 폭발적. 최근 개최된 ‘제100회 전국체전’의 씨름경기는 전엔 볼 수 없던 관객 수를 기록했다. 이와 더불어 ‘씨름 직관’ 영상, 포스팅도 쏟아졌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 했다. 씨름의 심상치 않은 인기를 감지한 방송사가 씨름판 ‘프로듀스 101’ 론칭을 확정했다. 태백급, 금강급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태백에서 금강까지-씨름의 희열(가제)’은 11월 KBS에서 전파를 탈 예정이다.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해당 프로그램 론칭은 2019년 판 씨름에 흠뻑 빠진 네티즌들의 요구였다. 유튜브 등 주요 커뮤니티, SNS에 ‘씨름듀스 101’를 개최해 달라는 요청이 꼬리를 물었다. 실제 프로그램 방영 소식에 네티즌들은 “이미 입덕 준비를 마쳤다.”라며 대대적인 전투태세를 보인다.

유튜브가 선택하고 네티즌이 출전시킨 ‘씨름계의 아이돌’. 그 반갑고 즐거운 변신이 이번 겨울 국민 프로듀서님들의 무한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천하장사 ‘굿즈’, 동명 소시지를 손에 가득 들고 외치는 안방 1열의 순간을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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