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이 혁신성장의 답이다㉓] 이웅희 H2O 대표 “공유숙박 활성화한 일본서 매출 급성장”

입력 2019-10-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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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10-06 17:10)에 Channel5을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다자요'와 달리 일본서 빠르게 사업 확대

▲이웅희 H2O호스피탈리티 대표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역삼로 ‘마루180’ 사무실에서 미소 짓고 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

지난해 6월 일본은 숙박 시장 활성화를 위해 ‘주택숙박사업법(신민박법)’을 시행했다. 이 법에 따르면 주거용 주택을 신고해 민박으로 운영할 수 있고, 집주인이 거주하지 않는 건물은 ‘주택숙박관리업자’를 등록해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주인이 살지 않는 집을 관광객에게 객실로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명 ‘베케이션 렌털(Vacation lental)’ 의 합법화다.

2017년 1월 일본에 진출한 H2O호스피탈리티(H2O)는 일본의 신민박법에 수혜를 입고 급성장했다. H2O는 건물이나 방의 관리·운영을 소유주로부터 위탁받아 이를 리모델링해 숙박 서비스를 제공한다. 작년 4분기 5억 원에서 올해 1분기 10억 원, 2분기 21억 원을 기록했다. 매 분기 성장률이 직전 분기의 2배가 넘는 셈이다.

지난달 27일 만난 이웅희(33) H2O 대표는 H2O의 사업 모델을 ‘2세대 숙박 서비스’라고 정의했다. 100년 넘게 지속한 1세대 숙박 서비스, 대표적으로 호텔업은 건물 하나를 운영한다. 호텔 안에 상주하는 직원이 있고, 하우스키핑, 프론트, 영업, 마케팅 등 부서로 나뉘어 있다. 통상 전체 매출의 40%가량이 하우스키핑 부서의 비용으로 빠져나간다. 동시에 고정비 비중이 크다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이 대표가 ‘2세대’라고 칭하는 베케이션 렌털은 무인운영으로 하우스키핑 부서가 없다. 예컨대 도쿄 시부야에 있는 H2O스테이에 묵는다고 하면, 고객을 위한 비밀번호가 따로 발급되고 하우스키퍼는 체크아웃 날짜에 비밀번호를 받아 청소를 한다. 건물 안에 상주 직원이 있을 필요가 없다. 고정비는 변동비로 바뀌어 수익률도 높다. 현재 H2O가 관리하는 객실은 도쿄, 오사카, 삿포로, 오키나와, 후쿠오카, 교토 등 일본 전역에 3266실이며 연말까지 4500실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하우스키퍼는 약 1500명으로 1200명은 용역계약, 300명은 파견 계약된 형태다.

▲일본 도쿄 이케부쿠로에 있는 H2O스테이 건물.(사진제공=H2O호스피탈리티)

이 대표가 처음부터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한 건 아니다. 미국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모건스탠리 홍콩지사에서 5년간 일했던 그는 2015년 베케이션 렌털 사업의 밑바탕을 다지기 위해 국내에서 청소 플랫폼 업체 ‘와홈’을 창업했다. 그러나 수익은 쉽게 나지 않았고, 한국 관광 시장은 활기를 띨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고민이 깊어가던 중 2016년 기관투자가의 소개로 일본 스타트업 ‘하우스케어’의 창업가를 소개받게 됐다. 현재는 H2O 자회사가 된 하우스케어는 와홈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와홈과 달리 수익률이 매우 높았다. 동시에 일본 관광 시장은 탄탄한 내수를 기반으로 계속 성장세를 보였다. 이 씨가 하우스케어를 인수하면서 일본에 진출한 배경이다.

H2O는 빈집을 리모델링해 민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스타트업 ‘다자요’의 사업 모델과 같은 개념을 공유하고 있다. 그런데 H2O의 성장과 대조적으로 다자요는 민박업을 하려면 집주인이 실거주해야 한다는 요건 탓에 불법 논란에 휩싸였다. 같은 방향을 지향하는 두 개업의 스타트업이 일본과 한국에서 다른 여건에 처해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놀고 있는 빈집이 활성화돼야 하는데 법이 시대를 못 좇아오는 것 같다”며 “지역에서 여관업을 하는 사람이 위기를 느낄 수 있겠지만 건전한 경쟁을 조성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물론 일본이 신민박법을 만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 숙박 시장이 공급 과잉 상태이고, 내수 비중이 작다. 반면 일본 숙박 시장은 내국인 관광객이 80%를 차지하며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다. 즉, 일본 정부가 앞장 서서 숙박 규제를 푼 것은 숙박 산업을 키우기 위한 묘책이었다.

이 대표는 “1990년대 초 일본에서 한국으로 ‘러브호텔’ 개념이 넘어왔고, 그때부터 한국에 기하급수적으로 모텔이 늘었다”며 “한국과 달리 일본의 러브호텔은 러브호텔용 라이센스를 따로 받아야 하고, 러브호텔을 차리기 위해 대출이 1, 2 금융권에서 쉽게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같은 이유로 ‘야놀자’, ‘여기어때’ 같은 스타트업이 탄생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공급과잉이 초래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숙박 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라는 믿음이 크다. 첫 번째 이유는 저가항공의 활성화다. 그는 “8년 전부터 전 세계 숙박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가 저가항공이 활성화하면서 여행 비용이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중국의 국제화도 숙박 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여건 발급 규모는 3008만 건으로 중국인 13%가 현재 여권을 소지하고 있다. 이 씨는 “중국인들의 여권 소지 비율이 높아지면서 해외로 나가는 규모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당분간은 한국에서 베케이션 렌털 사업을 할 생각은 없지만, 궁극적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호텔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는 “일단 당장 내년 도쿄 올림픽 준비에 집중할 것이고, 수년 뒤에는 한국과 동남아시아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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