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북미 실무협상 결렬…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물 건너가나

입력 2019-10-0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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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국 빈손 협상 실망”…美 “70년 적대 한번 협상으로 극복 못 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7개월 만에 다시 만난 북한과 미국이 다시 빈손으로 돌아서 비핵화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저녁 6시30분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이날 열린 북미 실무협상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북미 실무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을 재개했다. 이날 협상은 오전 2시간, 오후 4시간 정도 협상했지만 완전한 비핵화 이행과 이에 따른 북한 체제 안전보장과 대북 제재 완화에서 서로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북한 김 대사는 이날 협상이 끝난 후 성명을 발표하면서 “협상은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됐다”며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되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그동안 유연한 접근과 새로운 방법, 창발적인 해결책을 시사하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하였으나 아무것도 들고나오지 않았으며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협상 의욕을 떨어뜨렸다”며 “한 가지 명백한 것은 미국이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고 협상 결렬 책임을 미국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또 그는 “우리는 미국 측이 우리와의 협상에 실제적인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라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며 “우리의 핵실험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지가 계속 유지되는가 그렇지 않으면 되살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 입장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이 물 건너 갔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미국의 위협을 그대로 두고 우리가 먼저 핵 억제력을 포기해야 생존권과 발전권이 보장된다는 주장은 말 앞에 수레를 놓아야 한다는 소리와 마찬가지”라며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비핵화 조치들과 신뢰구축 조치들에 미국이 성의 있게 화답해야 다음 단계 비핵화 조치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서 북한은 이번 협상에서 단계적 비핵화 조치에 따른 체제안정과 대북제재 완화를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논의를 가졌다”며 “북한 대표단에서 나온 앞선 논평은 오늘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미국 대표단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4개의 핵심사안 각각에 대해 진전을 이루기 위한 많은 새로운 계획에 대해 미리 소개했다”며 “미국과 북한은 70년간 걸쳐온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적대의 유산을 단 한 차례의 토요일(만남의) 과정을 통해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그에 대한 상응 조치에 대해 “이것들은 중대한 현안들이며 양국 모두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며 “미국은 그러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해 추후 협상 재개의 불씨를 살렸다.

이번 협상 결렬로 3차 북미 정상회담 연내 개최 가능성은 희박해졌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담 참석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

북한이 이번 협상 결렬을 비난하면서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나오면 북미 대화를 계속하겠다는 뜻도 내비쳐 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은 크다. 문제는 미국이 영변을 비롯한 다른 지역까지 북한 핵 시설 폐기를 요구하고 있는 데다 대북 제재 유지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북미 협상이 공전을 거듭할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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