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감] 미취학 아동 보유 주식 921억...“주식도 세습”

입력 2019-10-0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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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원실 제공)

미취학 아동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921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배당금만 10억 원에 달해 주식을 통한 부의 세습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미성년자(만 0세~18세) 보유 상장회사 주식 및 배당금 현황(2018년 12월말 결산기준)’자료에 따르면 미성년자 주주들은 786개 상장회사에 대한 주식 6309만여 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2018년 말 기준으로 총 평가액은 약 5760억 원, 이에 따른 배당액은 6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가액 기준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미취학아동인 만 0세에서 6세가 921억 원, 초등학생인 만 7세에서 12세가 1766억 원, 중고등학생인 만 13세에서 18세가 3072억 원이었다. 배당금은 각각 9억5000만 원, 21억1000만 원, 37억2000만 원에 이르렀다.

배당금만으로 1억 이상을 수취한 미성년자는 4명으로 만 14세 주주와 만 15세 주주 2명이 시가 3만9950원의 유가증권 ‘예스코홀딩스’ 보통주를 각각 7만5310개씩 소유해 배당금을 약 1억 1300만 원씩 수령했다.

만 16세 주주 1인은 코스닥시장에서 시가 5700원의 ‘에이피티씨’ 보통주를 52만5000개 소유해 1억 500만 원의 배당을, 만 17세 주주 1인은 시가 26만 원의 ‘SK’ 보통주를 6만6666개 소유해 배당금 2억6700만 원 가량 챙겼다.

미성년자 배당액이 가장 높은 회사는 삼성전자로 해당 회사의 미성년자 주주들은 한 해 약 7억 원(6억9250만 원) 가까이 배당을 받았다. 이어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가 약 4억9500만 원, SK 3억4200만 원, 예스코홀딩스 2억4300만 원, 삼성물산(구 제일모직) 2억3500만 원 순으로 높은 배당액을 기록했다.

평가액이 가장 큰 종목은 삼성전자(소유주식수 합계 195만 여 개)로 757억 원에 달했다. 태어나자마자 주식을 보유한 만 0세 주주들이 가진 주식 중 평가금액이 제일 큰 종목 역시 삼성전자였다. 281명의 만0세 주주들이 1만8000여 개를 소유해 평가금액이 7억 원을 기록했다. 심지어 만0세 주주의 총 보유주식수는 12만여개로 평가액은 20억여원을 상회했다.

총 발행주식수의 5%가 넘는 경우도 꽤 많았다. 서울제약의 경우 총 발행주식 848만 개 중 약 12%에 달하는 101만 개를, 보광산업의 경우 총 발행주식 3,447만 개 중 약 8%에 달하는 271만개를 미성년자들이 보유하고 있었다.

정재호 의원은 “미취학아동이 보유한 주식이 920억 원이 넘는 등 주식을 통한 부의 세습이 어마어마하다”며 “상속과 증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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