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론 무너지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직수입 차가 더 많네

입력 2019-09-16 07:00

국내 생산물량 확보 대신 수입 집중… 틈새시장 노리는 제품전략 절실

국내에 생산공장을 갖춘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이 ‘직수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두 메이커 모두 GM과 르노에 피인수된 이후 국내 시장에서 힘겨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손쉽게 판매 모델을 늘리기보다 △연구개발 허브와 △전략적 생산기지 △한국시장 독과점을 견제할 경쟁자 등 국산차 메이커 본연의 역할을 되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쉐보레 직수입 판매물량은 국내 생산판매분의 약 22% 수준이다. 쉐보레 대형 SUV 트래버스의 모습. (사진제공=쉐보레)

◇쉐보레 직수입 물량, 국내생산의 22.5% 수준=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의 직수입 비중이 점진적으로 커지고 있다.

먼저 쉐보레 내수판매 7종(다마스 라보 제외) 가운데 국산은 경차 스파크와 중형세단 말리부, 소형 SUV 트랙스 등이 전부다. 절반 이상이 직수입인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올들어 1~8월 기준 쉐보레 국내 직수입분 4종의 판매는 8916대에 달했다. 국내 생산분 3만9847대의 22.5% 수준이다.

이런 직수입 모델의 비중은 점진적으로 확산 중이다.

최근 출시한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판매가 본격화되고, 추가로 직수입 모델(쉐보레 타호)이 합류하면 국내 생산분 대비 수입모델의 비중이 3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지엠은 이에 발맞춰 미리 한국수입차협회 회원사로 미리 가입했다. 그만큼 직수입 비중이 커졌고, 향후 더 확대할 것이라는 뜻이다.

직수입 모델 확대와 관련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모델 다양화를 앞세워 쉐보레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한편으로는 한국시장에서 사업지속 의지를 내비치는 또 다른 제품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출범 때부터 닛산 규수공장을 베이스로 건설한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혼류 생산의 한계 탓에 출시 모델 다양화가 불가능하다. 결국 직수입 모델로 이를 만회하고 있다. 사진은 주력모델 QM6. (사진제공=르노삼성차)

◇후속 생산물량 확보가 절실한 르노삼성=직수입 모델이 늘어나는 양상은 르노삼성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국내에서 팔리는 모델은 SM3와 SM5, SM6, SM7 등 세단 4종과 QM3 및 QM6 등 SUV 2종이다. 이밖에 전기차 트위지와 SM3 Z.E 등이 있다.

여기에 르노 브랜드를 앞세워 소형 해치백 클리오와 상용차 마스터 밴 및 마스터 버스 등이 팔린다.

이렇게 시판 10종 가운데 5종이 직수입이다.

문제는 올 연말로 SM3와 SM5, SM7은 국내 생산이 끝난다는 점. 현실적으로 부산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모델은 SM6와 QM6 등에 국한된다는 뜻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삼성자동차 시절부터 일본 닛산의 규수 공장을 베이스로 건설됐다. 하나의 라인에서 힘겹게 혼류생산을 이어온 탓에 차종 다양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나마 전기차 트위지 생산권을 한국으로 가져온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르노삼성은 국내 중견기업에 트위지 위탁생산을 진행 중이다.

안타까운 점은 글로벌 전략모델 연구개발 거점의 지위를 십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예컨대 르노 라구나 베이스의 SM3의 경우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이를 바탕으로 후속모델 개발도 한국의 르노삼성이 주도했다. 그럼에도 우리가 개발한 SM3 후속은 정작 국내에서 생산할 계획이 현재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르노 마스터의 직수입은 적절한 제품전략으로 평가받는다. 현대기아차는 서둘러 1톤 트럭의 상품성 개선모델을 내놓고 스타렉스 파생모델을 준비 중이다. 그만큼 마스터의 상품성 및 시장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그래픽=이투데이)

이처럼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모두 국내생산 활성화를 통해 소비 증진과 일자리 창출 등을 도모하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 독과점 브랜드를 겨냥한 경쟁자의 역할에도 못 미치고 있다.

결국 이에 대한 탈출구로 직수입을 추진 중인 셈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불가피하게 직수입을 확대하더라도 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독과점 브랜드에 자극을 주고 견제할 수 있는 모델을 들여와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대형 SUV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이유로 무조건 동급 모델을 수입하기보다, 차 시장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틈새시장 겨냥해 경쟁자 역할 절실=대표적인 사례가 르노삼성이 ‘르노’ 브랜드로 직수입한 마스터 밴과 버스다.

마스터는 출시와 함께 대놓고 현대기아차의 1톤 트럭 및 스타렉스 화물밴 등을 겨냥했다.

이제껏 현대기아차는 십수년 째 큰 변화없이 1톤 트럭인 포터와 봉고를 팔고 있다.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 굳이 돈을 들여 새 모델을 개발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르노 마스터 밴과 마스터 버스의 등장으로 현대기아차가 움직였다.

현대기아차는 마스터 밴 출시에 맞서 서둘러 1톤 트럭의 디자인을 소폭 바꾸고 안전 장비를 추가했다. 심지어 이제껏 인색했던, 대시보드 위해 '플로팅' 타입의 내비게이션까지 얹어서 출시하는 등 상품성 강화에 나섰다.

마스터 버스의 등장도 스타렉스 롱보디를 비롯해 파생모델 출시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독과점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와 맞경쟁을 벌이기보다 직수입을 통해 틈새시장을 꾸준히 공략하는 방법이 중요하다”며 “국산차 메이커의 자극제로서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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