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15주째 주말, 친중·반중 시위대 충돌...경찰 편파대응 도마

입력 2019-09-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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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물리적 충돌, 25명 병원 이송...경찰 친중 시위대 폭력에도 체포 안해

▲홍콩 카오룽베이에 있는 한 쇼핑몰 밖에서 14일(현지시간) 반(反) 중국 시위대(오른쪽)와 친중 시위대가 주먹다툼을 하고 있다. 홍콩/AP연합뉴스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15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친중국과 반중국 시위대 충돌이 증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홍콩 경찰이 편파적으로 대응하면서 여론의 비난을 사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송환법 반대 시위 15주째를 맞은 가운데 전날 친중국 시위대 수백 명은 카오룽베이 지역 쇼핑몰인 아모이 플라자에 모여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흔들고 중국 국가 ‘의용군행진곡’을 불렀다.

이후 검은 옷과 마스크를 쓴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몰려들었고 이들은 시위 주제가인 ‘홍콩에 영광을’을 불렀다.

대치하던 양측은 우산 등을 휘두르면서 물리적 충돌로 번졌고 25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언론에 따르면 이를 진압하기 위해 출동한 홍콩 경찰은 친중국 시위대는 체포하지 않고 반중국 시위대만 체포하는 등 편파적으로 대응했다.

이같은 경찰의 편파적 대응은 ‘레논 월’(Lennon Wall)을 둘러싼 충돌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레논 월은 1980년대 체코의 반정부 시위대가 벽에 존 레논의 노래 가사 등을 적은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저항의 상징이 됐다. 현재 홍콩 곳곳에는 송환법 반대 메시지를 적어놓은 레논 월이 만들어졌다.

전날 친중 시위대는 카오룽베이, 포트리스힐, 항하우 등의 레논 월에 몰려들어 송환법 반대 메시지를 적은 쪽지를 모조리 떼냈다. 친중파 진영은 홍콩 내 레논 월을 없애자는 ‘청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 시위대가 포트리스힐 근처의 레논 월을 훼손하자 현장에 있던 두 명의 시민이 만류했다. 이에 친중 시위대는 이들을 쓰러뜨리고 구타했다. 출동한 경찰은 폭행을 저지할 뿐 시민 2명을 구타한 친중 시위대 중 누구도 체포하지 않았다.

항하우 지역에서도 친중 시위대가 레논 월을 훼손하자 한 청년이 이를 카메라에 담았다. 이에 친중 시위대가 이 청년을 마구 구타한 후 흩어졌지만 경찰은 역시 시위대 중 아무도 체포하지 않았다.

한편 홍콩 재야단체인 민간인권전선은 이날 홍콩 도심인 코즈웨이베이에서 센트럴까지 집회와 행진을 계획했지만 경찰의 불허로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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