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기준금리 인하 놓고 분열…시장은 ‘잭슨홀 미팅’에 주목

입력 2019-08-2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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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연준 의장, 23일 연설 나서…시장 9월 금리인하 기정사실화·추가 완화에 촉각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월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 심포지엄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워싱턴D.C./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놓고 분열 양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이번 주 연설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이 이날 공개한 7월 FOMC 회의록은 경기리스크 성격을 감안해 정책당국자들이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요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회의록은 미중 무역전쟁 등을 경계해 9월 중순에 있을 차기 FOMC에서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여지를 남겼다. 다만 미국 경제가 견실하다는 점도 강조해 추가 완화 시기를 명시하는 것은 피했다.

또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 대부분은 지난달 말 11년 7개월 만에 금리 인하에 나선 것에 대해 정책의 ‘재보정’이나 ‘중간 사이클 조정’에 불과하다며 장기적인 금리 인하 주기의 시작은 아니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정책을 놓고 대립 양상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회의록에 따르면 금리 인하폭을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연준이 실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두 명의 위원은 0.50%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다. 반면 다른 두 명은 오히려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과 세계시장 상황은 지난달 말 FOMC 이후 급변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와중에 중국과 독일의 경제지표 부진으로 글로벌 경기둔화 불안이 커졌다. 더 나아가 미국 10년물 국채와 2년물 국채 수익률이 역전되는 확실한 리세션(Recession·경기침체) 신호까지 나왔다.

반면 월마트와 타깃 등 소매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좋은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들은 더 나아가 올해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그만큼 향후 연준의 정책 판단이 더욱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

이에 시장은 22~24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주최로 열리는 연례 경제심포지엄을 주목하고 있다. ‘잭슨홀 미팅’으로 불리는 심포지엄에는 매년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총집합해 경기에 대한 진단과 향후 통화정책 방향 등을 논의한다.

파월 의장은 23일 ‘금융정책의 과제’라는 주제로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그가 최근 나타난 리세션 신호를 고려해 추가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낼지 아니면 여전히 견실한 미국의 소비와 고용지표를 바탕으로 지난달 FOMC 기자회견에서 강변했던 금리 인하가 일회성 조정에 불과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지 투자자들이 눈여겨보고 있다.

문제는 이미 시장이 9월 17~18일 열리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또 내릴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추가 완화 가능성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100%로 보고 있다.

그만큼 시장을 요동시키지 않으려면 파월이 이번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세심하게 발언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연준과 파월에게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압박하는 것도 부담이다. 트럼프는 감세를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을 이날 하루 만에 번복했다. 대신 파월을 향해 “퍼팅을 못하는 골퍼와도 같다”며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주문했다. 아울러 트위터에서는 “독일이 제로금리로 돈을 빌리면서 오히려 실제로는 돈을 받고 있다”며 “반면 미국은 더욱 강력하고 신용도도 높은데 이자를 내야 한다. 연준은 이제 막 양적긴축을 멈췄을 뿐이다. 강달러는 수출을 어렵게 한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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