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미국’, 성장둔화 우려에 지갑 닫아

입력 2019-08-1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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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지출 전년 대비 3.5% 증가 전망…2018년의 11% 증가에서 크게 둔화

▲미국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집계 ‘CEO 경제전망지수’ 추이. 2분기 89.5포인트.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기업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올해 미국 기업의 자본지출(Capex)이 전년 대비 3.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5월 전망치인 4.2%에서 급격히 둔화한 것이다.

씨티그룹은 금융사를 제외한 714개 미국 상장사들의 지출 계획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자본지출은 설비투자나 부동산 매입, 공장 증설 등 사업 확장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지출로 흔히 미래 수익을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기업들은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이 지출을 삭감하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만하더라도 미 기업들의 자본지출 증가율은 11%에 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법인세를 35%에서 21%로 인하하면서 지출에 여력이 생겨서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이 추세가 꺾였다. 특히 관세 압박에 취약한 미국 기술 기업들의 자본지출 감소폭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미 기술 기업들의 올해 자본지출은 전년 대비 8.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5월 전망치인 3.1% 감소보다 더 악화된 것이다.

지난주 실리콘밸리 대기업인 시스코도 네트워크 설비주문 감소를 이유로 시스템 개선을 위한 지출을 감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밖에도 제조업 부문의 자본지출 증가율 전망치는 5월 8.4%에서 3.7%로, 자재업 부문은 26.2%에서 14.0%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마크 고크먼 퍼시픽라이프펀드어드바이저스 자산 배분 부문 대표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자본지출 감소는 기업들의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미 기업들의 이같은 자본지출 감소 추세는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인한 글로벌 성장 둔화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또한 리세션 공포로 시장의 변동성이 극대화된 시기에 이런 조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기업들의 자신감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자신감은 투자 활동에 영향을 주는 강력한 요인이다. 무역 이슈를 비롯한 다양한 요인들이 기업들의 심리를 옥죄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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