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편되는 글로벌 VC...“韓, 中부품시장 공급 역할해야”

입력 2019-08-19 13:26수정 2019-08-1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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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내부 보고서 통해 미래산업 육성 전략 제시

▲수출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산항 감만부두의 모습.(연합뉴스)

국제 분업구조를 의미하는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큰 변화를 맞이 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이를 성장동력 확보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정부의 내부보고서가 나왔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를 타개하기 위해 20년 이상을 내다보고 중국의 부품 자급시장에 한국산 소재·장비 공급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내부적으로 작성한 ‘새로운 통상질서와 글로벌산업지도 변화’ 보고서는 최근의 GVC 변화에 대한 대응책으로 첨단소재와 장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국가전략프로젝트’ 추진을 제언했다.

GVC는 기업활동(기획·자재조달·조립생산·마케팅)을 영역별로 나눠 세계에서 가장 적합한 국가에 배치하는 국제 분업구조를 의미한다. GVC가 활발해지면 국제교역 규모가 증가하며 GVC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경쟁력도 결정된다.

보고서는 지난 30년간 세계에 걸쳐 구축돼 있던 GVC 체계가 보호무역주의, 제조업 부활정책,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북미, 중국, 유럽, 아세안의 4개 권역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고, 한국은 이러한 변화에 크게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2016년 세계무역기구(WTO)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 가운데 GVC를 통해 생산된 비중은 62.1%로 전세계 4위를 기록했다. GVC가 흔들리거나 끊어지면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와 함께 미·중 무역분쟁 속에 중국의 소재·부품 자급률 향상은 한국에 위기이자 기회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소재·부품 자급률이 높아질 것을 대비해 우리나라가 중국에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새로운 GVC를 형성해야 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문했다. 1980년대는 일본이 제조업을 주름잡았으나 한국이 이를 이어받고 다시 중국이 그 역할을 넘겨받는 동안 일본 소재·부품 산업이 우리 제조업 발전에 했던 공급원 역할을 이제는 우리나라가 중국에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소재·부품·장비 발전 전략은 한·중·일 분업구조를 넘어 전세계 GVC의 변화와도 연동돼 있기 때문에 단순히 일본을 극복하는 차원뿐만 아니라 향후 20∼30년 동안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소재·부품·장비국산화 대책은 이 같은 밸류체인 분석에 기초했다”면서 “앞으로 해외부문 등 밸류체인 분석을 보강해 국내 소재·부품·장비 대책을 추진하는 한편 해외 기술을 가진 회사들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신속히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기술 M&A가 빠르게 다양한 기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요구되는 소재·부품·장비 육성 뿐 아니라 4차 산업기술혁명 대응에 필요한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유망기술 확보를 위해서도 가장 적합한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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