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2인자들, 10월 일왕 즉위식서 조우

입력 2019-08-1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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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
미국과 중국의 2인자들이 오는 10월 하순 열리는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 의식에서 마주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하 닛케이)은 10월 22일 열리는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 의식에 미국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중국에서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이 참석하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12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5월 1일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 의식(즉位禮正殿の儀)을 10월 22일 치른다. 이는 새 일왕의 즉위를 일본 국내외에 알리는 의식으로, 행사에는 일본과 국교를 맺고 있는 195개국 정상과 주일 대사들이 참석한다. 즉위 의식 이튿날인 10월 23일에는 아베 신조 총리 부부 주최로 축하 만찬이 열린다.

미국과 중국 정부 2인자의 조우는 무역 전쟁이 환율 전쟁으로 번지면서 미중 관계가 다시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은 9월부터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9월로 예정된 중국과의 고위급 무역회담에 대해서도 취소 가능성을 언급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펜스 부통령과 왕 부주석의 방일은 각자 서로를 견제하면서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1년 반 만에 방일하는 펜스 부통령은 달과 화성에 유인 탐사선을 쏘기 위한 양국 간 협력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동 호르무즈해협 선박을 호위하는 국제 연합체 구상에 일본의 참여를 요구할 수도 있고, 2021년 3월 만료되는 주일 미군 주둔 경비를 놓고 일본 측에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 남중국해와 남태평양 등에 적극 진출하는 중국에 대한 견제책과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등에 대한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나루히토 일왕 부부와 만나 레이와(令和) 시대의 첫 국빈으로 기록됐다. 일본 언론들은 정·부통령이 모두 일본을 방문함으로써 미일 양국관계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중국 왕 부주석은 일본 체류 중 아베 총리와 회담할 것으로 보인다고 NHK는 전했다. 왕 부주석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로, 시진핑 1기 지도부에서는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내며 부정 척결에 앞장섰다. 2기 들어서는 최고지도부에서 물러났지만, 부주석으로서 시 주석을 보좌하고 있다. 그런 인물을 시 주석이 일본에 보낸다는 것은 그만큼 대일 관계를 중시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내년 봄 시 주석의 일본 국빈 방문을 앞둔 정지작업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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