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 통화전쟁 선포 하루 만에 시장 안정 나서

입력 2019-08-0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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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환율 통한 평가절하폭, 시작 예상보다는 작아…홍콩서 환율안정채권 발행 계획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 지폐가 함께 놓여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통화전쟁 선포 하루 만에 외환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이날 기준환율을 통한 위안화 평가절하폭을 시장 예상보다 작게 가져가는 한편 홍콩에서 환율안정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러·위안 기준환율은 전일 대비 위안화 가치가 0.66% 평가절하된 6.9683위안이다. 여전히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6.9871위안보다는 위안화 가치가 덜 떨어진 것이다.

앞서 인민은행은 전날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6.9위안대로 잡아 사실상 시장에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겠다는 신호를 줬다. 이에 역내외 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모두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7위안’ 밑으로 떨어졌다.

인민은행은 또 오는 14일 홍콩에서 300억 위안(약 5조1435억 원) 규모의 환율안정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콩 발행 환율안정채권은 역외 시장에서의 유동성을 흡수해 ‘쇼트(매도)’ 포지션에서 위안화 가치를 지키는 역할을 한다.

이강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전날 “최근 변동에도 위안화는 강한 통화로 남아 있을 것”이라며 “중국은 통화를 미국과의 분쟁 수단으로 삼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전날 위안화 가치 급락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자 혼란을 다소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상하이 역내위안화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한국시간으로 오후 1시 현재 전일 대비 0.1% 하락(위안화 가치 상승)한 7.0419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날 위안화 가치가 1.5% 떨어진 것과 다르게 보합세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홍콩 역외위안화시장에서는 0.3% 내린 7.0732위안을 기록하고 있다.

웨스트팩뱅킹의 프란세스 청 아시아 거시전략 대표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완화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홍콩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1위안에서 몇 차례 저항에 부딪혔다. 단기적으로는 이 수준에서 환율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추 블룸버그인텔리전스 투자전략가는 “인민은행이 기준환율 고시로 전날의 집단행동(외환시장 움직임)을 바로잡으려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풀이했다.

여전히 월가는 전날 시장 요동으로 위안화 가치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연말 달러·위안 환율 전망치를 종전의 6.63위안에서 7.30위안으로 수정했다. 씨티그룹은 미중 무역분쟁이 고조되면 달러화당 위안화 가치가 7.5위안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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