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백색국가 제외] 1200원 목전 원·달러 환율 어디로…

입력 2019-08-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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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변동성확대..위기상황 아냐 1200원 안착 어려울 듯..당국 속도조절+수출경쟁력 강화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값·원화가치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상승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이 나왔다. 다만 대외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당분간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 직면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빅피겨로 여겨지는 1200원 돌파후 안착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와 외환당국은 단기적으로 속도조절을 위한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서 시장에 안정감을 줄 필요가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수출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
◇3대 악재 겹치며 원·달러 ‘2년7개월만 최고’ =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9.5원(0.80%) 오른 119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7년 1월9일 1208.3원 이후 최고치다. 전날에도 5.4원(0.46%) 오른바 있다.

이같은 원·달러 급등은 3대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연준(Fed)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시장 기대를 충족하진 못했다. 10년7개월만에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인하폭이 25bp(1bp=0.01%포인트)에 그쳤던데다, 제롬 파월 의장도 “장기 금리인하 사이클의 시작을 알리는 기조전환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호키시컷(매파적 인하)이라 평가했다.

미중간 무역협상이 성과없이 끝난 1일(현지시간 기준)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10%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실제 이날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가 1% 가까이 하락했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2bp나 급락했다. 달러인덱스는 하락했고,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일본 엔화는 달러당 1.3% 가까이 급등해 5월말 이후 최대상승폭을 기록했다. 금값도 온스당 1.2% 상승했다. 이어 2일 일본이 기어코 한국을 화이트리스크에서 빼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해외측면에서 상승압력을 받았다. 연준이 금리인하를 하면서도 소극적 입장을 밝히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압력을 받았고,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중국과 세계경제 둔화 우려가 확산했다. 우리 경제 기대치도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원·달러가 급등했다. 여기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로 우리 경제의 불안심리를 자극했다”고 전했다.

◇1200원 돌파 보단 1180~1200원 흐름에 무게..당국 대응할 수 있다는 확신 줘야 = 전문가들은 원·달러가 1200원을 돌파할 수는 있겠지만 안착하긴 어렵다고 예측했다. 다만 1200원 돌파 압력은 그 어느때보다 확대돼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원·달러 1200원은 최근 3년사이 보지 못했던 레벨”이라며 “경제 성장세와 내수, 대외경기가 좋지 않은 것은 서서히 진행돼 왔던 것이고, 지금의 무역갈등도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만한 소재다. 한국경제가 급속도로 충격을 받아 위기를 겪는다면 모를까 대외 충격이 주는 추가적인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상재 팀장도 “환율이 완만하게 상승한다면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이다. 반면 단기간에 급등해 1200원을 넘는다면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이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1200원을 넘어설 상승압력에 노출돼 있는 것은 맞지만 경제악화나 일본 수출규제로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극단적인 위기상황이 아니라면 원·달러는 올 연말까지 1180원에서 1200원 사이에서 수렴할 것”이라고 봤다.

당분간 변동성은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허인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경제가 다운턴(하락반전)한 상황인데다 수출이 좋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대외 악재들이 계속 터져 나오면서 원·달러가 급등했다”며 “이런 이슈들이 안정될때까지는 변동성이 커질 듯싶다”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는 외환당국이 시장에 확신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허인 교수는 “채권시장에서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가 떨어지고 외국인 자금도 빠지지 않고 있다. 금융위기 상황은 아닌 것이다. 정부나 한국은행이 나서서 외환보유액을 사용할 상황도 아니다”며 “다만 환율 움직임에 대해 당국이 대응할 수 있다라는 확신은 줘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상재 팀장도 “당국이 원·달러 환율의 급등을 용인할 경우 외국인 자금이탈과 금융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환율시장은 심리가 불안하면 오버슈팅하며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이를 막기 위한 외환당국의 환율관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 처방으로는 수출경쟁력 회복을 꼽았다. 홍준표 팀장은 “우리나라는 외환건전성이 양호한 편”이라며 “문제해결 방안을 환율시장 자체보다는 수출경쟁력 회복 등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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