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단지 가격ㆍ입지가 '보류지' 낙찰 희비 갈랐다

입력 2019-07-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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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 그라시움, 최고 8대1 경쟁률로 고가 낙찰…정릉 롯데캐슬, 유찰 끝에 기준가로 낙찰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들어선 ‘송파 헬리오시티’ 아파트 단지 정문. 사진제공 HDC현대산업개발

서울시 내 주요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단지의 보류지 매각에 온도 차가 나고 있다. 주택 수요자들이 시세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가격'(입찰최저가)과 '입지' 등을 중시하다 보니 한 번에 입찰에 성공하는 단지가 있는가 하면, 유찰 끝에 겨우 완판하는 단지도 있다.

보류지는 사업시행자인 재건축·재개발조합이 분양 대상자의 누락·착오와 소송 등에 대비하기 위해 가구 중 일부를 분양하지 않고 유보하는 물량을 뜻한다. 조합 의무 사항으로, 전체 가구 수의 최대 1%까지 보류지로 남겨놓을 수 있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과 올해 초 진행한 입찰에서 유찰된 ‘래미안개포루체하임’ 보류지 3가구 입찰이 최근 마무리됐다. 특히 낙찰자를 찾기 힘들었던 전용면적 121㎡A타입은 당초 입찰최저가 24억5000만 원보다 4000여만 원 낮춘 24억100만 원에 낙찰됐다. 나머지 전용 59㎡A, 71㎡C타입은 각각 14억9000만 원, 16억5000만 원에 주인을 찾았다. 3가구 모두 작년 입찰 공고 때보다 3억 원가량 입찰가가 낮아지면서 매각을 완료한 것이다.

보류지는 일반분양 때 놓쳤던 아파트를 다시 살 수 있는 기회로 볼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보류지 최저입찰가격은 분양 당시 때보다 비싸다. 물론 시세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최저입찰가가 책정되지만 경쟁률이 치열해지면 오히려 시세와 별반 다르지 않은 값을 치를 수 있다.

입지와 가격, 아파트 단지의 미래가치 등을 고려하다 보니 서울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보류지 매각 결과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성북구 정릉동 ‘롯데캐슬 골든힐스’ 보류지 3가구는 올해 4월 유찰됐다가 같은 달 재공고로 입찰을 마감했다. 입찰가와 낙찰가는 같았다.

동대문구 답십리동 ‘답십리 파크자이’ 보류지도 지난 4월 3가구(84㎡A, 59㎡A, 49㎡A)를 매각하려다가 전용 84㎡A타입만 낙찰돼 6월에 재공고하면서 입찰을 완료했다. 전용 49㎡A타입은 최저 입찰가(6억5000만 원)보다 낮게 낙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유찰없이 한 번에 입찰에 성공한 단지도 있다. 대표적으로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고덕 그라시움은 13가구가 보류지로 나오면서 물량이 많았는데도 유찰 없이 한 번에 입찰을 끝냈다.

평균 경쟁률도 8대 1을 기록했다. 낙찰가도 최저입찰가를 훨씬 웃돌았다. 전용 84㎡D타입의 낙찰가는 12억5777만7700원으로 입찰가(10억3500만 원)보다 2억2000여만 원 비쌌다.

용산구 효창동 ‘롯데캐슬 센터포레’도 보류지 2가구 입찰을 이달 중순에 마무리했는데 낙찰가가 최저입찰가보다 5000만 원 높게 나오면서 입찰을 한 번에 마쳤다.

보류지 매각을 시행한 조합들은 입찰자들이 시세 차익, 미래 가치, 입지 모두 따져 보고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효창제5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관계자는 “용산이라는 지역 가치에 대한 기대감과 아파트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컸던 것 같다”며 “용산구는 물론 타지역에서도 관심을 많이 보였고, 2가구 입찰에 28명 정도 입찰했다”고 말했다.

성북구 길음3구역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조합원분과 똑같이 보류지 물량에 베란다 확장, 시스템 에어컨 등 무상 옵션을 제공해 일반분양 물량을 받는 것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보류지 입찰에 참여할 때 해당 단지의 시세는 물론 주변 환경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실거주 목적이 아니라면 보류지는 낙찰받는 것보다 저렴하게 받는 게 더 중요하다”며 “해당 단지의 현재 시세, 주변 아파트의 시세, 해당 지역 입주 물량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본 뒤 보류지 입찰에 나서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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